박정환-이슬아, 혼성페어 정상…중국선수 순서 착각으로 행운승
한국 바둑의 차세대 기수들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대회에서 당당히 첫 금메달을 따냈다. 남녀 10대 기사 박정환(17)과 이슬아(19)가 짝을 이뤄 광저우아시안게임 혼성 페어에서 금맥을 터뜨렸다.
박-이조는 22일 광저우기원에서 열린 혼성 페어 결승에서 중국의 셰허-송룽후이조와 289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반집승을 거뒀다. 계가 결과 1집 반을 뒤졌으나 대국 도중 중국의 여자선수 송룽후이가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도 돌을 놓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벌점 2집을 받은 덕에 극적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4위 결정전에 나선 최철한(25)-김윤영(21)조도 대만의 저우쥔신-미싱햄조를 1집반차로 따돌리고 동메달을 보탰다. 한국 바둑은 첫 종목부터 기분 좋게 금메달과 동메달을 휩쓸어 남자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전망도 밝게 했다.
박정환도 이창호, 이세돌에 못지않은 천재 기사로 주목받고 있다. ‘돌부처’ 이창호(14세 1개월)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인 14세 10개월 만에 프로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천원 타이틀을 획득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이창호를 쓰러뜨리며 십단전 2연패에도 성공했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