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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아경기]18세 김우진, 고비마다 10점… 男양궁 살렸다

입력 | 2010-11-23 03:00:00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단 양궁 남자 대표팀 막내 김우진(18·충북체고)에게 선배들은 ‘한양미’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한국 양궁의 미래’라는 의미다. 남자 대표팀이 아시아경기 단체전 8연패 도전에 나선 22일 광저우 아오티 양궁장에서 주인공은 김우진이었다. 이날 활약만 보면 한국 양궁의 미래가 아니라 ‘간판’이었다.》

베테랑 임동현(24·청주시청), 오진혁(29·농수산홈쇼핑)과 함께 경기에 나선 김우진은 홈 팀 중국과 치른 결승전에서 위기 때마다 10점을 쏘며 한국의 222-218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1982년 인도 뉴델리 대회부터 이어온 28년간의 정상 자리를 지켰다.

전날 여자 팀이 중국과의 연장 승부 끝에 승리했듯 이날 남자 팀의 단체전 금메달도 쉽게 나오진 않았다. 한국은 2엔드 마지막 세 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킨 중국에 111-114로 뒤진 뒤 계속 끌려갔다.

 “6점 쏘다니…” 선수질책 中 코치 중국 남자대표팀 코치(오른쪽)가 6점을 쏜 다이샤오샹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질책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한국은 4엔드 마지막 세 발을 남기고 간신히 194-194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임동현이 8점, 김우진과 오진혁이 연속 10점을 쏘아 222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제 우승의 향방은 중국 선수들에게 달려 있었지만 29점 이상을 쏘면 우승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무너졌다. 이날 8점 밑으로 한 번도 쏘지 않았던 중국 두 번째 궁사 다이샤오샹이 6점을 맞힌 것.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개인전 예선에서 1397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상승세인 김우진은 이날 인도와의 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모두 9점 이상을 쏘며 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결승에선 점점 거세지는 바람 속에서도 8번 중 5번을 10점, 3번을 9점에 꽂았다.

김우진은 “든든한 형들이 있어 부담 없이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결승전에서 특히 힘든 승부였지만 우리보다는 중국 선수들이 더 긴장할 거라 판단했기 때문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23일 여자 개인전, 24일 남자 개인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1998년 방콕, 2006년 도하 대회 때 양궁 전 종목을 휩쓸었다.

 광저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