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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빌딩서 ‘홧김 방화’… 3명 사망

입력 | 2010-11-23 03:00:00

40대남성 시너뿌려 분신… 25명 화상 등 입원치료




 22일 오후 4시 53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3층 사무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 고가사다리를 통해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MBC뉴스 화면 캡처

22일 오후 4시 53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5층짜리 건물 3층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김모 씨(49)가 분신하면서 불이 나 김 씨 등 3명이 숨졌다. 화재 당시 사무실에 있던 25명은 화상을 입거나 유독가스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곳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사무실로, 사고 당시 직원 50여 명이 있었다. 사무실 내부는 독서실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책상이 복잡하게 배열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문 입구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볼 때 직원들이 유독가스를 뚫고 복잡한 내부 통로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팅업체 전 직원 신모 씨의 전남편인 김 씨가 술에 취한 채 이혼한 부인을 찾으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자 홧김에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김 씨는 방화한 직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신 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사무실 내부 320m² 가운데 80여 m²를 태우고 20여 분 만에 꺼졌다. 화재 현장에는 소방대원 및 경찰 207명과 소방차 47대가 출동해 진화와 구조 작업을 벌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재 신고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소방관들은 한동안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건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고가 사다리를 펴놓은 채 대기했다. 화재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은 3층 유리창을 깨기 위해 돌과 쇠파이프 등을 던지는 등 구조를 시도하기도 했다. 목격자 김선식 씨는 “연기가 새어 나온 지 2분 만에 건물 3층 전체가 화염에 뒤덮였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주변에 있던 단단한 물체를 집어 유리창을 향해 던졌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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