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튜디오 공동 운영… 중앙-지방 상생모델 개척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가 22일 동아일보가 준비 중인 동아 종편에 합류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 언론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다. 각 지역 대표 신문사의 참여는 신문과 방송 융합 콘텐츠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역 언론사 간 상생 협력 모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한국 미디어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1년여 논의 끝에 동아 종편 선택
한신협은 종편 파트너를 선정하기까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1년여 전 종편 실무TF팀을 구성한 한신협은 수차례 실무TF팀 및 사장단 회의를 거치며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달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5개 종편 예비사업자로부터 협력방안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받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이달 11일 잇달아 사장단 회의를 연 데 이어 22일 사장단 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동아일보를 종편 파트너로 최종 선택했다.
한신협이 장고(長考) 끝에 동아일보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 온 동아일보의 정통성을 평가하는 한편 신뢰와 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사풍을 높이 산 결과라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신협 김종렬 회장(부산일보 사장)은 “회원사마다 입장이 다르고 여러 종편 예비사업자와의 특수한 관계도 있지만 오늘 9개 회사가 공동으로 동아 종편에 참여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오랫동안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한 끝에 좋은 결과가 도출된 만큼 앞으로 양측 간에 긴밀하게 협조해 신문 방송 겸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중앙과 지역 언론의 대연합
이번 연합으로 동아 종편은 지역 신문사들로부터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콘텐츠를 제공받고 지역 신문사는 방송이라는 새로운 매체로 확장하는 기회를 갖는 윈윈 전략 모델이 마련됐다.
동아 종편은 동아미디어그룹 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동아미디어아카데미의 방송 인력 교육을 한신협 회원사로 확대해 지역 신문사들의 방송 역량을 키우는 데도 기여할 계획이다.
한신협과 동아 종편은 방송 협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모바일 등 뉴미디어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 지역 밀착형 뉴스 및 프로그램의 공동제작
한신협과 동아 종편의 콘텐츠 협력 방안 중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보도 분야다.
한신협 회원사는 지역 뉴스나 특집 보도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지역 역사 탐방이나 우리고장 축제 등 지역색이 짙은 콘텐츠 역시 동아 종편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하기로 했다.
양측은 세계적인 행사를 지역에 유치하거나 연예인 공개 오디션, 기능인 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각도로 협력 방안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동아일보사와 방송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9개 대표지역 신문
2003년 3월 전국의 광역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신문사가 지방언론 활성화를 위해 결성한 단체다. 자칫 소외되기 쉬운 지방 여론을 한 목소리로 수렴하자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당초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대전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 전북일보 제주일보 충청일보(가나다순) 등 10개사로 출범했으나 현재는 충청일보가 빠진 9개사로 운영되고 있다. 각 사의 발행인과 편집국장이 각각 분기별 회의를 열어 지방신문의 현안과 공동제작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한신협은 또 대선이나 총선처럼 전국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나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국제스포츠행사가 있으면 공동 취재망을 구성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9개사가 각 지역의 여론을 수렴해 대형 유통회사의 지방 진출 움직임과 관련한 공동 기획기사를 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