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금융회사인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이 파동으로 피해를 보았을 수많은 소액투자자를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테크가 과연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가 백지장 한 장보다 얇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지나친 투기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의 펀드가 자산의 73배에 달하는 옵션 계약을 매도한 것은 사실 정상적인 투자전략으로 보기 어렵다.
주변에서도 옵션 시장에서 쪽박을 찬 사람들의 얘기가 들려온다. 옵션 시장에서는 정말 순식간에 운명이 바뀐다. 사실 옵션 파생상품 시장에서 재테크를 하겠다고 작정한 것 자체가 ‘도 아니면 모’ 전략이다. 파생상품은 내용을 숙지한 기관투자가들이 거액의 자산 분배과정에서 꼭 필요한 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해야 제 기능을 발휘하고 뒤탈이 없다.
재테크는 저축의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면 안 된다. 그래서 펀드도 재형저축의 방법을 빌려 적립식으로 가입해야 안전하고 주식투자도 저축의 개념으로 배당도 받고 시세차익도 노리는 장기투자를 정석으로 삼아야 패가망신을 면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소 발에 쥐 잡기’ 식으로 500배 이득을 거뒀다는 일부 투자가의 이야기가 떠돌면서 한탕을 노린 투자자들이 로또 사는 마음으로 옵션시장으로 몰려온다는 얘기가 있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