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인 린단.
한국과 일본 대만에 많은 팬이 있는 야구일까, 아니면 지구촌 스포츠로 불리는 축구일까.
아니, 13억 인구의 중국인, 특히 광저우 현지 관중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종목이 최고 인기 스포츠가 아닐까.
이는 린단이 출전한 배드민턴 남자단식 결승전 암표 값이 무려 9배에 가까운 5000위안(약 87만원)까지 치솟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배드민턴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좋아하는 팬의 수로 봐서도 타 종목을 압도한다.
1990년 스포츠 한류 스타로 명성을 떨쳤던 박주봉(앞).
국제대회 72회 우승, 윔블던 3연패, 아시아경기 3관왕,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등…. 배드민턴 복식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박주봉이 한창 활동하던 1990년대, 그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
박주봉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 코치, 영국 국가대표 코치를 거쳐 배드민턴 특사로 브루나이 왕실을 방문, 왕족 지도를 맡는 등 아시아와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원조 스포츠 한류 스타'였다.
이처럼 영국에서 시작된 배드민턴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스피드와 무술에 가까운 기술.
배드민턴 셔틀콕의 최대 속도는 시속 332㎞로, 타 구기 종목을 압도한다. 드라이브 샷을 했을 때 골프공의 최대 속도 310㎞, 탁구공의 250㎞, 테니스의 249㎞, 야구 투구의 167㎞를 훨씬 앞선다.
신백철과 짝을 이뤄 광저우 아시아경기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이효정(오른쪽).
발 디딜 틈 없이 관중으로 꽉 들어찬 톈허 체육관에서 이효정-신백철 조는 배드민턴의 진수를 선보이며 홈팀의 중국 선수들을 압도해 아시아의 스포츠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용대(삼성전기)와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 우승을 이룩했던 올해 29세의 이효정은 경기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물론 실업무대에서는 이효정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42억 인구의 아시아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인 배드민턴. '제 2의 박주봉과 이효정'이 계속 탄생해 스포츠 한류 스타의 맥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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