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맨해튼대서 재즈 공부세번째앨범 ‘노래, 나의…사랑’“누군가에 위로되는 음악할 것”
세 번째 앨범 ‘노래, 나의 영원한 사랑’을 내놓은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비안.
음반을 들으며 문득 ‘이 음악을 만든 사람은 성격이 무척 착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피아노 앞에 앉은 연주자의 캐릭터가 손가락에 잡힐 듯 했다. 소리만을 통한 교감이라 하기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농밀하면서도 섬세했다.
“하하하! 제 입으로 어떡해…. 쑥스럽지만 주변에서는 그렇게(착하다)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한데 ….”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비안(36·본명 김성배)은 최근 자신의 세 번째 앨범 ‘노래, 나의 영원한 사랑(Song, My Eternal Love)’을 내고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비안표 감성’이 절절한 모든 곡은 스스로 만들고 연주했다.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피아노라는 악기로 노래 부르듯 표현하고 싶어 만든 곡들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피아노가 치고 싶어 몰래 음악실 창문으로 기어들어가 건반을 두드리기도 했다.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갔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억누를 수 없었던 그는 결국 1998년 봄,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버클리 음대와 맨해튼 음대에서 재즈를 공부했다. 그리고 2006년 ‘투엔티 플러스(Twenty+)’ 앨범으로 데뷔하게 된다.
“유학시절 얘기 좀 해 달라”고 하니 “화려한 스타 학생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겸손해하지만 그는 ‘자작곡으로만 공연하는 학생’으로 제법 유명했다. 게다가 연습벌레였다. 밤새 연습하다가 피아노 뚜껑에 엎드려 자는 건 예사. 연습시간이 아까워 수업과 수업 사이 쉬는 시간(20분 정도 된다)에 연습실로 달려가 건반 앞에 앉는 일도 많았다.
“왜 그렇게 연습을 열심히 했나”고 물으니 “워낙 늦게 시작을 해서”라며 또 웃는다.
요즘 ‘감성’을 앞세우는 연주자들이 많지만 비안의 감성은 꽤 독특한 구석이 있다. 3집 앨범만 해도 절제와 세련된 감성이 사운드를 지배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깔끔하다.
사진제공|소니뮤직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