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국과 한국의 예를 봐도 금리가 인상되었을 때 주가가 오르기도, 또 내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가장 큰 차이는 밸류에이션(가치)에 있었다. 미국 다우지수의 경우 대공황을 겪은 이후 장기간 등락을 거듭하다 1940년대부터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다우지수는 100 내외에 불과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1960년대 중반 1,000 선까지 도달했다. 이 당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 수준에서 6%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금리가 6%에서 12%대까지 상승하는 동안 다우지수는 600∼1,000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버리게 되었다.
1940년대 미국 다우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내외였으나 10년물 국채 금리의 PER는 50배였다. 주가가 한참 싼 수준이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금리가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별 탈 없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1960년 중반 다우지수의 PER는 20배까지 상승하였고 국채 금리는 PER가 16.7배로 주식이 더 비싼 시기가 도래하자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지속적 금리 인상으로 밸류에이션이 더 싼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게 된 것.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의 변화가 자산 가치의 변화를 도래하겠지만 상대적 가치가 어느 것이 더 싸냐다. 현재도 국내 증시의 PER는 9배 수준인 반면 국채 3년물의 PER는 30배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금리가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경기도 내년에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어느 정도 높아질 때까지 큰 두려움 없이 펀드에 투자해도 될 것이라 판단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