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력도발 이후 정부가 개성공단 방북을 제한함에 따라 조업을 중단하는 입주기업들이 속출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방북 제한 조치로 물류수송차량의 개성공단 통행이 제한되면서 조업에 필요한 원부자재 공급이 지난 24일부터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121개 입주기업이 조업하고 있는데 대부분 업체들이 원부자재를 3일치 이상 보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모두 가입하는 공식단체인 개성공단기업책임자회의 관계자는 28일 "물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업을 중단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121개 기업 중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현재 보관 중인 원부자재를 모두 소진하고 추가로 원부자재 반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조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원부자재 공급이 계속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측 직원들을 휴가 보내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업 중단이 입주기업들의 단기적인 고민이라면 장기적으로는 완제품 반출이 중단되면서 납품기일을 맞추지 못함에 따라 신용도가 떨어지고 거래선이 끊기는 것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많다.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을 공급받는 다른 업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작업 중단도 문제지만 앞으로 납품업체로부터 주문 물량이 줄어들까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입을 위한 화물차량 49대와 운전기사 49명의 방북을 29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지만, 실제 물류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평균적으로 1t트럭에서 42t 컨테이너 차량까지 다양한 규모의 화물차량 300대가 운송하던 물량을 5¤25t 규모의 화물차량 49대로 소화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방북을 불허한 상황에서 화물차량의 방북 허용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부의 조치가 고마울 따름"이라면서도 "우리 회사는 당장 내일은 배차를 받지 못해 모레 배차를 받으려고 하고 있다"며 "차량 운행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통일부 관계자는 "당장 조업중단 위기에 처한 입주기업이 전체의 절반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사정이 급한 기업의 물류부터 해결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차량 방북은 한시적으로라도 계속 허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개성공단 체류 인원의 신변안전을 위한 방북 제한을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소한 서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다음달 1일까지는 방북 제한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