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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美 고용지표, 연말 쇼핑시즌 지갑 열어줄까

입력 | 2010-11-29 03:00:00


북한의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시에 고조됐다. 국내 증시는 ‘북한 리스크로 인한 주가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였다’는 과거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의 돌발 행동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단기적으로 불규칙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이 주기적으로 나오고 한국 정부가 맞불작전으로 대응하는 경우다. 한반도에 군사적 마찰 국면이 지속되면 금융시장은 트리플 약세(주가 하락·금리 상승·원화 약세)에 들어서고 충격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

중립적 시나리오는 군사적 도발과 마찰은 피할 수 있지만 남북 대치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대화 자체가 무산된 가운데 팽팽한 긴장 관계가 연장되면 금융시장은 단기 충격을 거친 뒤 횡보를 지속하면서 시간과의 싸움으로 흘러갈 것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일회성 이벤트 악재에 그치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고 한국과 미국, 중국 3국 간 공조로 이번 사태가 정치, 외교적으로 풀리는 시나리오다. 단기 충격을 동반할 수 있지만 남북 대치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는 기대에 근거해 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찾을 것이다.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다르다. 따라서 투자 전략도 개별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피해 간다는 전제 아래 공격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이번에도 과거 학습효과를 다시 확인하는 쪽으로 주가가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이 시작됐다.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은 미국 연간 소비의 20%가 이뤄지는 시기다. 어느 때보다 이번 시즌의 결과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미국 기업의 실적 호조는 민간소비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와 내년 S&P500 비금융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6.2%, 12.2% 증가해 내년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미소매협회에 따르면 이번 시즌의 예상 소비금액은 작년보다 2.3% 증가한 4471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2년간의 부진을 딛고 2000년 이후 평균 증가율(2.45%)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소비자 심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작년 꿈쩍도 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릴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는 한껏 높아지고 있다.

관건은 연말 쇼핑시즌을 출발점으로 민간소비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는가이다. ‘고용→주택→소비’로 이어지는 미국 경제의 순환구조를 감안하면 3일 발표 예정인 고용지표 결과가 12월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는 월말, 월초가 맞물리며 굵직굵직한 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미국은 10월 고용동향과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를, 중국은 11월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한다. 국내 경제지표로는 10월 산업생산과 11월 수출입 및 소비자물가를 주목해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