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제주 유나이티드의 라커룸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차분했다. 정규리그 경기를 하는 것처럼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하자는 박경훈 감독의 말대로 경기 시작 전에는 빠른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다.
경기장으로 오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마쳐 별다른 작전 시간은 없었다.
대신 라커룸 문 안쪽에는 상대 세트피스에 대비한 수비 포메이션 방법과 공격 시 세트피스 움직임 등이 적힌 종이를 여러 장 붙여 놓았다. 선수들은 경기장에 들어서며 가볍게 ‘파이팅’만 외쳤다. 전반전 제주의 경기는 예상보다 좋지 못했다. 상대가 거칠게 나왔고, 경기 감각도 정상적이지 못했다.
후반 결승골을 넣으며 챔프전에 오른 제주의 라커룸은 경기 후 뜨겁게 달아올랐다.
라커룸으로 들어온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이제 챔피언 자리에 오를 일만 남았다’며 서로를 독려했다. 구자철과 홍정호는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승리한 덕분에 얼굴이 환해졌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한 데 모여 ‘챔프전까지 다시 뛰자’고 외친 뒤 라커룸을 떠났다.서귀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