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5만명 “구제금융 반대”… 이탈리아 곳곳 반정부 시위 격렬
85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이 확정된 아일랜드는 27일 수도 더블린에서 정부의 긴축재정과 구제금융 협상에 반대하는 노동자와 시민 5만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긴축재정으로 회복할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 불모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를 주최한 아일랜드노조연맹(ICTU)은 “미래 세대가 백지수표 서명을 요구받고 있다. 우리는 공정한 예산안을 원한다”며 브라이언 카우언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향후 4년간 150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마련한 예산안에는 △복지 예산 감축 △최저임금 12% 인하, 공무원 임금 10% 삭감 △향후 4년간 공공부문 일자리 2만5000개 축소 등이 포함돼 있다. 시위대는 앞으로 9년간 갚아야 할 구제금융 이자율이 그리스(5.2%)보다 훨씬 높은 6.7%에 이를 것이란 보도에 격분했다.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4000여 명의 시위대가 교육 건강보험 등의 재정지출 삭감에 항의하는 가두시위를 벌인 뒤 베르너 파이만 총리의 사무실 앞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30일 다시 한 번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같은 날 유럽연합(EU) 소속 27개국 재무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아일랜드 구제금융 지원방안을 최종 타결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우리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모든 재정위기에 대처할 방법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