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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아경기]마라톤-아기가 선물한 ‘재기의 金’

입력 | 2010-11-29 03:00:00


■ 마라톤 금맥 살린 지영준

27일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에 8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준 지영준(29·코오롱)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가족을 꼽았다.

지영준은 이날 2시간11분11초로 기타오카 유키히로(2시간12분46초·일본)와 지난 대회 챔피언 무바라크 하산 샤미(2시간12분53초·카타르)를 제치고 우승한 뒤 “처자식이 생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가족이 있어 금메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4개월 된 아들 윤호 군을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마라톤 대부’ 고 정봉수 감독의 마지막 작품인 지영준은 200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43초로 2위를 차지한 한국 마라톤의 차세대 주자였다. 이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54초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17위(2시간16분44초),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7위(2시간19분35초)로 부진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방황 끝에 경찰청에 입대한 지영준은 2009년 4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30초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부활했다. 하지만 지영준은 지난해 11월 군 복무를 마친 뒤 소속팀 코오롱으로 복귀하지 않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계약에 따라 3년을 더 코오롱에서 뛰어야 하지만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복귀를 거부하고 혼자 훈련했다. 이때 경찰청 시절부터 지도를 받았던 상지여고 정만화 감독이 도움을 줬다. 2시간8분30초도 정 감독의 지도 덕분이었다. 상지여고 코치였던 아내 이미해 씨(28)와는 지난해 결혼했다.

올 초 소속팀과 갈등을 해결한 지영준은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기술위원장과 정 감독 밑에서 칼을 갈았고 1990년 베이징부터 2002년 부산까지 4연패를 했다가 4년 전 끊어진 마라톤 금메달의 맥을 살리며 한국 마라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