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 금맥 살린 지영준
27일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에 8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준 지영준(29·코오롱)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가족을 꼽았다.
지영준은 이날 2시간11분11초로 기타오카 유키히로(2시간12분46초·일본)와 지난 대회 챔피언 무바라크 하산 샤미(2시간12분53초·카타르)를 제치고 우승한 뒤 “처자식이 생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가족이 있어 금메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4개월 된 아들 윤호 군을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방황 끝에 경찰청에 입대한 지영준은 2009년 4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30초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부활했다. 하지만 지영준은 지난해 11월 군 복무를 마친 뒤 소속팀 코오롱으로 복귀하지 않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계약에 따라 3년을 더 코오롱에서 뛰어야 하지만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복귀를 거부하고 혼자 훈련했다. 이때 경찰청 시절부터 지도를 받았던 상지여고 정만화 감독이 도움을 줬다. 2시간8분30초도 정 감독의 지도 덕분이었다. 상지여고 코치였던 아내 이미해 씨(28)와는 지난해 결혼했다.
올 초 소속팀과 갈등을 해결한 지영준은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기술위원장과 정 감독 밑에서 칼을 갈았고 1990년 베이징부터 2002년 부산까지 4연패를 했다가 4년 전 끊어진 마라톤 금메달의 맥을 살리며 한국 마라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