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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g뺀 안선주, 타수도 쏙 뺐다

입력 | 2010-11-30 07:00:00

■ JLPGA 안선주 시대 열다

올해 다승왕 신인왕 등 4관왕 등극
19년만에 일본투어 외국인 상금왕
드라이버샷·체중감량 등 성공비결




“(안)선주라면 미국보다 일본 투어가 훨씬 나을 것이다. 멀리 칠 뿐만 아니라 쇼트게임도 좋아 일본의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

신지애의 부친 신제섭 씨는 올 초 미국이 아닌 일본 여자골프 투어에 데뷔한 안선주(23)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신 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안선주는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골프장에서 끝난 투어챔피언십 리코컵에서 공동 2위에 올라 상금왕과 신인상, 최저타수상, 다승왕을 확정지었다. 국내투어에서 7승을 올리면서 2인자에 머물렀던 안선주가 마침내 1인자로 등극한 순간이다.

골프계에서는 안선주의 JLPGA 투어 정상 등극을 미 LPGA 투어 정복보다 더 힘든 일을 해냈다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해외투어 진출이 적어 국내파 선수의 층이 두텁고, 미국에 비해 개방적이지도 않고 텃세도 강한 편이다. 따라서 외국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안선주의 상금왕 등극은 외국인으로는 1991년 대만의 투아이위에 이어 19년 만이다.

대한골프협회 우승섭 전 경기위원장은 “한국선수가 일본에서 상금왕에 오른 건 대서특필할 일이다. 어쩌면 다시는 한국선수가 상금왕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안선주가 아주 큰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안선주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기술적 완성이다. 일본 골프장에 적합한 강약을 두루 갖췄다.

안선주의 장기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이다. 국내에서 활약할 때도 따라갈 선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평균 265야드를 때려 어지간한 남자 수준이다.

‘장타자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안선주를 빗겨간다. 올해 평균 퍼트수 부문에서 1.74개로 1위다. 부쩍 퍼트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경기 후에도 골프장을 떠나지 않고 연습그린에서 몇 시간씩 퍼트 연습을 해온 결과다.

체중감량도 성공적이었다.

올해 체중을 10kg이나 감량했다. 골프선수가 갑자기 체중을 감량하면 스윙이 바뀌고 몸의 변화가 찾아올 수 있지만 연습으로 극복했다.

체중감량은 체력이 좋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전에는 시즌 막판 체력 부담을 안고 있었지만 올해는 10월 들어 산쿄 레이디스오픈과 후지츠 레이디스오픈에서 연속 우승하는 등 막판에 오히려 더 강한 모습이다.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것도 원동력이 됐다. 안선주는 그동안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아왔다. 올 시즌 시작 때는 후원사도 없었다. 범한건설과 애플라인드 등으로부터 약간의 후원을 받았지만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대우를 받았다. 다행히 시즌 중 그의 실력을 높게 평가한 기업으로부터 최고대우를 약속받고 후원계약을 맺었다. 뒤가 든든해지면서 상승세도 탄력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홀로서기를 통해 스스로 강해졌다.

안선주는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해외투어에 진출하는 선수들 대부분 부모가 동행하면서 뒷바라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선주는 혼자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적응력을 키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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