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보란듯 여유만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북 간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자가 교향악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29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후계자인 3남 김정은과 함께 국립교향악단 공연장을 찾아 교향곡 ‘당에 드리는 노래’, 피아노협주곡 ‘번영하라 조국이여’ 등을 관람했다. 통신은 26일에는 김 위원장 부자가 평양무용대학 등을 현지지도(시찰)했다고 전한 바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주둔한 북한군이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군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인 김정은이 지나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 부자가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등 한미의 압박이 거세져도 우리는 흔들림이 없다’는 것을 남한과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준전시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통치가 이뤄질 만큼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측면도 있다.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 부자가 남한과 국제사회가 방심하도록 국면을 전환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제2의 도발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