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게 말걸기/대니얼 고틀립 지음/문학동네
그는 장애인으로 살게 되면서 일반인들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한다. 자신의 불안과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그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다.
저자는 인생과 전쟁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나무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에게 그는 말한다. “인생은 그렇게 경쟁적인 상태로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행복을 가져다 줄 나무를 찾기 위해 승리자와 패배자라는 이분법 안에 자신을 가두지 마라. 그런 판단을 멈추면 인생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가꿔 나가야 할 선물이 된다.”
그는 죽음에 관한 라디오 방송 녹화를 위해 말기 암 환자를 인터뷰하면서 함께 웃은 이야기를 소개하며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웃을 수 있을 정도로 죽음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죽음에 대한 불안이 문제가 아니라 그 불안을 부정하는 마음이 문제를 일으킨다면서.
희망을 찾기 힘든 자신의 삶을 하나하나 풀어놓으며 그는 ‘희망 없음’이 선물이 될 수 있는 자신의 통찰을 얘기한다. 그는 사고 직후 2년만 살겠다고 다짐을 했다. 2년 후 걸을 수 있는 희망만 있다면 살겠다고 절대자에게 간구했지만 그가 들을 수 있는 답은 “희망은 없어, 살거나 죽거나 오직 그뿐이네. 알아서 선택해!”라는 것이었다. 희망이 없음에도 그는 삶을 택했다. 그는 “희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그 이후의 날들이 우리 인생의 진실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이야기를 풀어놓은 내내 그는 다른 사람과의 가슴 떨리는 진정한 소통을 강조한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 ‘건강을 고려할 때 이 책이 마지막 저술이 될 것 같다’고 밝힌다. 그는 “이 마지막 순간, 내 마음에 다정함이 차오릅니다. 당신을 향한 사랑을 느낍니다. 부디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기를 바랍니다”라며 글을 맺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