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금 수요가 늘면서 국제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은 귀금속 용도뿐 아니라 휴대전화, 컴퓨터 같은 회로기판에도 많은 양이 사용된다. 그래서 광산이 아닌 도시에서 폐전자제품의 금이나 은, 구리 등을 캐내는 도시광업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내 폐전자제품에 들어 있는 금의 양이 세계 최다 금 매장 국가인 남아공보다 더 많다고 한다. 보통 금광에서는 원석 1t당 5g 정도의 순금을 얻는다. 버려지는 휴대전화 1t에서는 150g의 금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구리 100kg과 은 3kg, 그리고 희귀광물인 희토류도 덤으로 나온다.
휴대전화 1대에서 추출할 수 있는 희귀금속을 시세로 환산하면 3500원 정도다. 한국은 휴대전화 보급률이 세계에서 으뜸이고 최신 기능과 유행을 좇아 1년에 한 차례씩 휴대전화를 바꾸는 사용자가 많다. 국내에서 한 해에 폐기되는 휴대전화는 약 1400만 대. 모든 폐휴대전화에서 희귀금속을 추출하여 사용한다면 엄청난 양의 자원 재활용과 수입대체 효과로 나라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재활용을 위해 회수되는 휴대전화는 판매된 10개 중에 2, 3개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사용하지 않고 집에 방치되어 있는 ‘장롱폰’이 가구당 1.5개나 된다. 서랍 속에서 잠자는 폐휴대전화를 수집하면 상당한 양의 자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폐가전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속자원과 희토류 보유량의 추정 가치는 수십조 원에 이른다. 누가 한국을 자원 빈국이라 하겠는가. 도시광업은 자원도 캐내고 환경도 지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매력적인 유망사업이다.
유복환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