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주 금요일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연말 쇼핑 시즌에 돌입했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모든 소매업체들이 대대적 할인에 돌입하는데 이날을 기점으로 소매업자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 ‘블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연말 소비 성적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년 동안 연말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경기 침체로 2년 연속 연말 소비가 부진하면 3년째에는 소비가 크게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의류, 가전제품과 같은 준내구성 소비재 품목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비록 가격 할인 폭이 커서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이러한 소비 수요의 개선이 기업의 재고 소진에 기여하고, 다시 기업의 가동률을 높여 경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으로 보면 충분히 긍정적이다.
반갑지 않은 소식은 다시 불거지고 있는 유럽의 재정적자 문제이다. 그리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신청에 이어 이번에는 스페인이 그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연합(EU) 국가 중 경제 규모로 4위권 국가인지라 그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EU가 조성해 놓은 구제금융 재원이 스페인을 지원하고 나면 고갈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는 이 재원을 추가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빨간색과 검은색이 교차하는 가운데 기대되는 호재도 남아 있다. 주말에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가 그것이다. 다만 지금은 두려움의 벽이 높기 때문에 악재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 구제금융 재원의 추가 확충이 확인되거나 스페인, 포르투갈과 같은 재정적자 국가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 호재를 수용해도 늦지 않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