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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같은 김포공항 아울렛

입력 | 2010-12-03 03:00:00

가전서 패션 전문매장 탈바꿈… 올 매출 1350억 기대
양호석 대표 “내년 2, 3호점 개점…고급브랜드 유치”




국내에서 명품 아웃렛을 제외하고 의류 아웃렛이라고 하면 ‘창고 대(大)방출’ ‘눈물의 고별 세일’ 같은 광고문구, 유행 지난 디자인, 그리 깔끔하지 않은 옷 상태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1일 찾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내 ‘김포공항 아울렛’은 백화점이나 다를 바 없었다. 공간은 널찍했고, 패션 브랜드별로 매장은 독립돼 있으며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웠다.

이 아웃렛은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데도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을 넘기고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해 올해 매출 135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양호석 김포공항 아울렛 대표(66·사진)는 “‘고객 중심’이라는 원칙이 성공의 열쇠이고,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것이 그 원칙의 핵심”이라면서 웃었다.

김포공항 아울렛에는 매출이 전국 1등인 브랜드 매장이 ‘S 쏠레지아’ ‘지고트’ 등 6개(11월 30일 기준)나 있다. 월 매출 2억 원이 기본인 매장들이다. 김포공항 아울렛은 30∼70% 할인하는 이월상품뿐 아니라 유행에 따라 브랜드에서 생산하는 기획상품을 들여와 30%씩 싸게 판다. 지난달 말에는 마이클 코어스, 코치, 에티엔느 아이그너 등 의류와 잡화를 취급하는 프리미엄 편집매장 ‘루이지엔느’를 330.5m²(약 100평) 규모로 열었다. 코치는 국내 면세점보다 가격을 싸게 책정했다.

전자부품 유통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양 대표는 강변 테크노마트 개발에 참여하는 등 정보기술(IT) 및 가전 분야에서 성장한 인물. 그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면서 ‘빈집’이 된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2003년 자신의 특기 분야인 가전 전문 매장을 열었지만 온라인쇼핑이 붐을 타면서 오프라인 가전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는 패션에서 활로를 찾고자 2005년 김포공항 아울렛을 열었다. 아웃렛을 준비하면서 패션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김포공항에서 장사가 되겠나” “아웃렛에는 매장 안 낸다”면서 난색을 표하는 곳이 많았다.

“우리 아웃렛은 창고에서 떨이로 옷 파는 곳이 아니라고 설득했죠. 백화점 못지않은 환경에서 좋은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곳이라고요. 그리고 수수료를 백화점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이제 100여 개 브랜드를 갖췄지요. 지금은 입점 문의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양 대표는 앞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키우는 한편 ‘아웃렛에는 없을 것 같은’ 고급 브랜드까지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포공항 아울렛은 2011년 봄 수도권에 2호점, 가을에 3호점을 열 계획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