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이후 올랐던 국내 채권금리가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꾸준하게 내리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소폭 오르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고점 3.6% 수준에서 3.2%로 내려와 있다. 10월 중순 이후로 같이 올랐던 주요국 채권금리가 정체 또는 추가 상승했음을 감안할 때 뭔가 다른 이유가 국내 채권시장에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정책금리 정상화 기대감이 빠르게 희석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여준 통화정책 방향성은 11월 정책금리 인상 이후 추가 인상 시점이 매우 늦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유사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한국은행의 발표 역시 정책금리 인상 우려를 잠재웠다. 정책금리 인상 우려가 없다면,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는 증권사나 은행의 조달 비용이 한동안 낮을 것이다. 이 돈으로 공격적인 채권 투자에 나설 유인이 생긴다. 특히 증권사는 과거와 달리 채권시장의 큰손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까지 증권사 보유 채권 규모는 작년 말 대비 20조 원 이상 늘었다. 외국인투자가의 순투자 규모와 비슷하다.
둘째, 국채 공급 물량이 적고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주요 종목을 외국인이 많이 들고 있어 조금의 매수로도 시장금리가 내릴 법한 환경이 조성됐다. 12월 국채 발행 물량은 2조5000억 원 수준으로 올 상반기 월 8조 원에 비해 크게 줄어 있다. 게다가 3년 지표물은 안 그래도 작은 6조4000억 원의 발행 잔액 중 3조 원 정도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제도상 해당 종목의 발행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유통시장 물량이 워낙 적어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한 상태인 것이다. 특히 이 종목은 시장 전체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국채선물에 앞으로도 상당 기간 포함될 예정이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