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지표는 이중적이다. 만 15세(고등학교 1학년)를 대상으로 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한국은 2000년 2위, 2003년 3위, 2006년엔 분야별로 1∼4위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만 13세(중학교 2학년)가 치르는 수학 과학 성취도 국제비교연구(TIMSS·2007년)에서도 우리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597점으로 1위인 대만(598점)과 근접한 2위였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즐거움 지수는 50개국 학생 가운데 43위였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적인 문제풀이 수업을 해 성적은 좋지만 자신감과 흥미는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학업 성취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높던 자신감이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떨어진다. 자신감이 부족하면 성적도 낮아지고 성적이 하락하면 결국 수학 과목을 포기하기 쉽다. 수학 과목의 특성상 저학년에서 학습결손이 생기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효과가 누적적으로 커져 결국 수업을 따라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판가름 나는 시기가 대체로 중학교 때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