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격언- 남과 비교하지 말라

한편 한 해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종종 나온다. 전체 주식시장이 침체장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은 수백 %의 놀라운 상승을 기록하는 경우가 보통이고 활황 장세에서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 특히 자본금이 적은 소형주 중에서 인수합병, 신기술 개발, 또는 작전성 소문 등이 있는 종목들은 나중에 폭락할지언정 일단 아주 높은 상승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한 해의 히트종목 상승률을 바라보는 일반 투자자들의 마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나도 대박 내는 종목을 한번 잡아 봐야지 하는 기대와 희망이다. 주식시장을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성급한 마음이나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그런 히트종목과 자신의 수익률을 비교하며 초라하고 씁쓸한 심정에 빠진다. 히트종목들은 저렇게 경이적인 상승을 했는데 자신이 보유한 종목들은 그저 조금 올랐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을 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도 평범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거나 슬럼프에 빠져서 한동안 헤매기도 한다. 월드컵 축구 같은 큰 경기에서 공격수가 상대방의 텅 빈 골문에 골인을 못 시키는 경우도 있고 골키퍼가 알까기를 하는 실수도 저지른다. 진기명기 장면만 보고 모든 운동선수들이 완벽한 경기를 펼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주식시장의 투자자들도 그해의 히트종목만 바라보면서 남들은 저렇게 투자수익률이 높은데 나만 왜 이렇게 성적이 저조할까 하고 열등감이나 자괴심을 갖기 쉽다. 한편으로는 나도 빨리 남들만큼 높은 수익을 얻어야지 하고 조급한 심정으로 이 종목 저 종목을 골라 투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히트종목의 수익률은 이론적인 수치일 뿐이다. 그 주식을 최저점에서 사서 최고점에서 판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그 히트종목의 최고점 언저리에서 물려있는 투자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항상 어떤 종목의 최저치와 최고치를 대비한 상승률을 자신의 수익률과 비교하면서 실망하거나 우울해한다. 히트종목의 상승률을 기준으로 막연히 다른 투자자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생기는 열등감이나 조급함은 또 다른 실패를 자초하기 쉽다. 즉 심리적으로 뇌동매매에 빠질 가능성이 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는 “다른 사람이 벌어들인 소득을 자신의 개인적 손실로 간주하는 것은 주식투자에 있어 생산적인 자세가 못 된다. 실제로는 완전히 미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있어 최악의 경우는 더 이상의 손해를 보지 말자는 강박관념에서 사서는 안 될 주식을 사는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남이 갖고 있는 떡이 더 커 보이고 더 맛있어 보이지만 실제와는 다른 것이다. 반대로 올해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한 종목들을 생각해 보자. 그런 종목을 사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자부심을 가지며 스스로를 칭찬해 보면 어떨까. 주식 투자로 적절한 수익을 내고도 공연히 남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빈곤감으로 마음의 병까지 얻어서는 안 될 것이다. 12월을 맞아 한 해를 잘 정리하고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성공투자를 위해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 보자.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