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연기돼온 군의 정기인사가 곧 이뤄질 예정이다. 김관진 신임 국방부 장관은 어제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세 가지 인사원칙을 제시했다. 야전을 중심으로 군사전문성을 중시하고 외부의 청탁을 배제하며 ‘깜짝 인사’가 아닌 정상적인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이 군 인사에서 야전성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다. 군 행정이나 의전 분야에서 일해 온 군인보다는 야전에 밝은 군인이 군의 주류가 되도록 인사를 해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 장교는 평소 장병들의 교육과 훈련에 집중하면서 유사시에 이길 수 있는 작전 개발에 몰두해야 한다. 이런 군인이 많아져야 국가와 국민을 수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내 한 몸을 희생하겠다는 전사(戰士)보다는 군대를 단순한 직장으로 여기는 군인들이 늘어났다. 우리 군의 진급 인사는 나눠 먹기 식으로 진행돼온 경향이 있다. 병과(특기)별, 사관학교 ROTC 등 출신별로 승진할 수 있는 수를 정해 놓고 일정 점수 이상 취득한 사람을 승진시키는 식이다. 실전 경험이 없고 파병 경험도 적다 보니 무슨 수로 공정한 점수를 주었는지도 의문이다. 인사권을 갖고 있는 상급자에게 무조건 잘 보이려는 ‘군내 정치’ 풍토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군의 본령인 야전성보다는 의전을 중시하는 군대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긴급한 사태가 벌어졌을 때 합동참모본부의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작전을 제대로 하려면 최고 군령권(軍令權)이 주어진 합참의 권한이 강해야 하지만 장교들은 인사권을 쥔 육해공군 본부만 쳐다보고 있으니 합참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연평도 포격 때 우리 군의 미흡한 대응은 군 인사의 누적된 잘못도 한 가지 원인으로 작용했다. 김 장관의 야전성 중심 인사가 군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