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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선진화추진위 ‘軍개혁’ 71개 과제 건의

입력 | 2010-12-07 03:00:00

합동사령부 만들어 ‘실전형’ 군대로… 복무연장-軍가산점 거센 논란 예고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71개 건의안은 집권 4, 5년차에 진행해야 할 ‘이명박 국방개혁’의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이 중심이 되어서 깊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국방개혁추진 점검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상우 위원장은 보고에서 “당면한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군을 ‘전쟁할 수 있는 군대’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이 1년 가까이 연구한 것으로 유용한 산물이다. 그분들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소중히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뜨거운 감자’인 복무기간 연장 및 가산점제 부활

이날 건의된 군 복무기간 연장과 가산점 부활은 뜨거운 논란을 예고한다. 육군 기준 22개월인 현 복무기간은 내년 2월 입영자부터 21개월로 줄어든 뒤 2014년 18개월로 감축된다. 추진위는 24개월로 환원하더라도 2020년 기준 전체 병력은 48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며 ‘24개월 방안’의 불가피성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9월 “복무기간을 21개월까지 줄이는 계획이 발표된 상황에서 다시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 만큼 24개월 카드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군 가산점 부활 건의는 청년층의 군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다만 여성계의 반발을 고려해 국방부는 ‘낮은 수준의 가산점’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위헌판정을 내리기 전에 주어지던 공기업 채용시 가산점은 3∼5%였다.

○ 싸울 수 있는 군 확립… 서해5도 방위 강화

추진위는 합동성(jointness) 강화를 위해 합동군 사령부 창설을 건의했다. 작전권과 인사권을 함께 부여함으로써 ‘작전권은 합참의장, 인사권은 각군 참모총장’으로 나뉜 현재의 이원화된 지휘체계를 일원화하려는 의도다.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를 아우르는 합동군사령관(대장)은 작전권과 인사권을 모두 가지며, 휘하의 각군 참모총장도 작전·인사권을 통합 행사한다. 그동안 군작전권을 총괄하던 합참의장은 ‘작전 조언자’ 역할에 국한될 것이라고 추진위 측은 설명했다.

추진위는 합동군사령관은 육해공군이 돌아가면서 맡도록 건의했다. 또 합참의 주요 보직도 3군이 ‘1: 1: 1’ 비율로 채울 것을 건의했다. 현재 장성급 합참 근무자의 3군 비율은 19: 7: 7이다.

추진위는 합동성 강화를 위해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해 1, 2학년 때는 3군 예비 장교가 함께 수업을 듣고 3학년 이후에는 육해공군 사관학교로 흩어져 교육받는 방식을 건의했다. 호주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서해 5도 방위를 위해 해군 공군 해병대가 주축이 되는 서해북부합동사령부 창설도 제안했다.

○ 국방부 운영 개혁

추진위는 국방부에 제2차관을 신설하며 차관의 의전서열을 격상해 문민화를 강화할 것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군 장성들의 ‘과도한 의전’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장군부터 먼저 바뀌어야 군이 살고, 국민에게 신뢰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추진위는 현재 10만 원을 넘지 않는 사병 급여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 위원은 “사병 급여가 전체 국방예산의 1.5%에 불과하다”며 신속한 개선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사병 급여 인상을 국방개혁의 우선순위에 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