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배치계획 알려지고 대북 감청 만천하에… 野 “北 간첩 보낼필요도 없어”
“북한에서 간첩을 남파할 필요가 없다. 국방일보를 보면 세밀하게 나와 있다. 국방부에는 보안담당이 없느냐?”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처 과정에서 군사기밀이 과다하게 노출됐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개탄했다.
군 내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사태 이후 군과 정보당국이 국회와 언론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군사기밀 유출로 군 작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적절한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자체 홍보훈령에 따라 군과 관련된 보도를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적행위 △군 신뢰 및 사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항 △첩보수집활동의 목표와 방법 및 결과 △군의 위신 추락 사항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등의 일률적인 통제 지침이 대형 사건이 터졌을 경우 국민 알권리와 충돌해 일선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군이 정보를 과잉 공개하는 경우도 빚어진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연평도에)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도 넣으려고 하고 있다. 지난 57년간 가장 큰 위협은 적의 상륙에 의한 섬 탈취다. 포격 위험을 부수적으로 본 것은 판단 미스”라고 구체적인 전력 증강 계획 및 군의 약점을 공개한 게 그런 사례다.
연세대 윤영철 언론홍보대학원장은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알권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인 선을 시대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를 전제로 군과 정보기관이 국회의원들에게 브리핑해준 민감한 내용들이 수시로 유출되는 것도 선진국 같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다.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8월에 감청했느냐”는 의원 질문에 국가정보원 간부가 “그렇다”고 대답한 사실이 회의 후 의원들을 통해 언론에 유출돼 우리 군이 북한군을 감청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