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원 전 M&M 대표의 ‘맷값 폭행’은 최 씨의 집안 배경 때문에 더욱 세간의 공분을 샀습니다. 최 씨가 SK가(家)의 2세라는 사실은 재벌에 대한 반감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최 씨의 폭행 사건이 전해진 날은 공교롭게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원봉사 활동이 언론에 보도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나부터 봉사에 나서야 임원들과 사원들도 동참한다”며 팔을 걷어붙인 최 회장의 구슬땀이 무색해졌습니다.
“기업이 브랜드 관리를 위해 얼마나 애씁니까. 그룹과 계열사 이미지 광고만 해도 한 해 1000억 원대가 넘는데….” SK 직원들은 이번 사건에 한숨을 내쉽니다.
하지만 브랜드 관리를 위한 유무형의 기업활동이 이번 폭행 사건으로 한 번에 얼룩졌습니다. 경제적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이미지 훼손입니다.
SK 측은 “최철원 씨는 정확히 말해 ‘SK그룹 직계’는 아니다”라며 억울하다는 기색입니다. 최 씨는 최종건 SK그룹 창업자의 여섯째 동생인 최종관 전 SKC 고문의 아들입니다. 한때 SK네트웍스에 근무하기는 했지만 2002년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하면서 SK와 직접적인 지분관계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SK는 일단 사건 당사자인 최 씨와 선을 긋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 씨가 몸담았던 물류회사 M&M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M&M은 현재 통신장비, 휴대전화, 기지국장비를 보관하고 운송 회수하는 물류 계약을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과 맺고 있습니다.
SK 내부에서는 “M&M과의 거래액이 미미하기 때문에 계약 해지가 어렵지는 않지만 최 씨가 현재 대표이사가 아닌 데다 애꿎은 M&M의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고민합니다. 최 씨는 M&M의 지분을 계속 팔아 지난해 11월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고 올해 7월에는 사장 자리까지 내놓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강혜승 산업부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