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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서지혜 “소유하지 않아, 더 아름다운 사랑”

입력 | 2010-12-08 07:00:00

■ 영화 ‘서서 자는 나무’로 사랑을 말하다

시한부 소방관의 아내 눈물의 열연
“철부지 시절 소유욕 이젠 버렸어요”



영화 ‘서서 자는 나무’에서 송창의와 함께 부부 연기를 펼친 연기자 서지혜.


서지혜는 온통 사랑에 관해서 얘기했다.

“결코 정의할 수도, 정의하고 싶지도 않은” 사랑에 대해 그는 “사랑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기까지 그에게 사랑은 “철부지 시절” 소유하고 싶었던 감정이고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사랑을 하고 싶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듯, 선뜻 혹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을 기다릴 뿐인, 이제 20대 중반의 고개를 넘어선 서지혜의 영화 속 사랑은 어떤 것일까.

9일 개봉하는 영화 ‘서서 자는 나무’(감독 송인선·제작 미카필름)는 새로운 사랑 이야기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송창의)의 사랑스러운 아내, 장차 아픔으로 세상을 떠날 남편의 고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아내. 서지혜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주고 가려는 남편 앞에서 과연 어떤 사랑으로 그 고통을 씻어줄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 속 서지혜는 그저 비극만을 연기하지도 않는다.

“때론 귀엽고 발랄한 감성을 드러내는 캐릭터”로서 사뭇 평범한 멜로의 스토리를 변화시켰다. ‘서서 자는 나무’가 드러내는 사랑의 코드는 “소유하지 않아도, 굳이 가지려 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랑이 된다”고 그는 말했다.

“흔히 말하는, 천상 여자는 아닌 것 같다”고 자신에 대해 말한 그는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며 무던한 표정을 짓는다. 그 무던함 속에서 사랑 역시 담담히 다가올 것임을 믿는다는 얼굴이 드러났다.

이어 “지금은 사랑이 내 일상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 만큼 사랑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면서 “이젠 젊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한다”며 너스레를 떤다. 그런 무던함과 털털함 속에서 서지혜는 사랑에 관한 한, “소유욕”을 버렸다. 그래서 “사랑의 감정으로 내가 바뀌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생겨난 것일까.

서지혜의 사랑에 관한 생각은 그동안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에서 나온 듯하다.

“20대 초반부터 정신없이 달려왔다. 가끔은 ‘자연인 서지혜’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때 연기가 답답해지기도 했다. 나 자신을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 끝자락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10년은 그에게 “문제 제기의 해”였다. 연기 자체가 “스트레스이면서도 일로서 당연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서지혜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지나온 길을 돌아보지 않지만 그래도 그 길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 자기고민 끝에서 서지혜는 좀 더 자신의 일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더욱 깊은 사색의 세상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영화 ‘서서 자는 나무’는 이 겨울 따스한 사랑의 이야기이면서, 온통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 서지혜가 그 세상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진입로가 될 모양이다.

윤여수 기자 tatada@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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