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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는 길]예측불허 다군…일단 가-나군에 목표대학 설정 바람직

입력 | 2010-12-09 03:00:00

정시전략 이것만은 체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난 후 가채점 결과에 실망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높아지면서 시험이 평이하게 출제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학생들은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난도 문제에 긴장했고 기본 개념과 원리를 명확히 익히지 못한 학생들은 틀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 보니 평소 모의고사 보다 원점수와 등급이 떨어지게 되고, 수시모집에서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보다 상향하여 지원한 학생들은 논술고사 응시마저 포기해야만 했다.

수시모집이 끝났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성적표를 받아보면 어려웠던 영역일수록 표준점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원점수가 낮았더라도 자신의 점수가 바닥으로 떨어진 느낌은 아닐 것이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진로와 성적에 적합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 올해 대학입시를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 정시 지원 전략 수립 전 검토사항

일반적으로 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할 때 미리 검토해야 될 것들이 있다. 우선 학생에 따라 올해 반드시 대학을 가야 하는 경우, 가고 싶으나 못 가면 재수도 할 용의가 있는 경우, 무조건 재수를 결심한 경우 등으로 상황을 나눠볼 수 있다. 자신은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 부모님과 상의하여 결정하고 그에 맞는 군별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합격가능성이 높은 안정적인 지원을 할 것인지, 합격이 어렵더라도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에 상향지원해 볼 것인지를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이 전략을 짜는 데 필요하다.

수험생들은 모집군별 특성을 따져봐야 한다. 보통 ‘다’군보다는 ‘가’군과 ‘나’군에 목표 대학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다’군은 ‘가’,‘나’군에 비해 최초 합격 커트라인이 올라가는 경향이 많고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려워 추가합격의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또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을 체크해봐야 한다. 모집인원이 적을수록 변수가 많다. 반면 모집인원이 많으면 합격 가능성 예측의 정확도가 높고 추가합격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해당 모집단위의 3년간 경쟁률도 따져봐야 한다.

학생부 성적도 고려 대상이다. 정시모집에서는 일반적으로 수능 영향력이 높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높은 경우가 있다. 또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될수록 학생부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그 다음은 자신의 영역별 표준점수 및 백분위를 분석해 유리한 반영지표(표준점수 또는 백분위)와 영역별 반영 비율이 적용된 대학과 모집군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전형의 반영요소가 오로지 수능만으로 평가되는지, 학생부가 포함되는지에 대한 합격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학생부에서의 감점 요인이 있다면 그만큼 수능 성적으로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 점검이 모두 끝난 학생들은 성적대별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수능 성적대별 맞춤전략▼

 


○ 상위권, 특성화 학과에 주목하라

최상위권 학생들은 보통 대학은 서울·고려·연세대 일명 SKY이면서 인문계는 경영, 자연계는 의대를 무조건 고집하는 고정관념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대학 졸업 후 진로와 무관하게 대학 수준만을 고려하여 무조건 상위대학의 하위학과라도 들어가서 전과 또는 복수전공을 노리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대학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전과나 복수전공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졸업 후 진로와 크게 무관하지 않다면 경쟁력 있는 학과, 대학에서 육성하고 있는 학과를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최근 들어 상위권 대학에서는 특성화 학과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의 글로벌 경영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한양대의 파이낸스 경영학과, 에너지공학과, 이화여대의 스크랜튼학부 등이다. 이러한 학과들은 해당대학에서 장학금은 물론이고 특별한 교육과정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의 경쟁력을 대학수준뿐만이 아닌 학과 선택으로도 충분히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이 성적이 부족하여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의학전문대학원 모집에서 완전 의대 학부모집으로 복귀하는 대학이 2015학년도에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11개교와 2017학년도 경희대, 경북대, 부산대 등 11개교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하고 상위대학의 의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할 계획으로 관련학과를 선택하는 경우라면 대학원 유지대학이 자신의 목표대학과 일치하는지 검토해보는 것이 좋겠다. 치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약학전문대학은 기존의 20개 대학(1210명)에 15개교(350명)가 신설되어 총 35개 대학으로 확대됐다.



○ 중위권, 치열한 경쟁 예고

중위권 학생들은 상위권 학생들에 비해 비슷한 점수대의 경쟁자가 더 많다. 그리고 성적에 맞는 대학들이 ‘나’, ‘다’군 모집을 많이 하고 있으며 수능 성적은 영역에 따라 3개 또는 2개를 선택적으로 반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런 대학은 대부분 교차지원이 가능해 수리가·나 또는 사회·과학탐구 지원에 따른 가감점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성적을 대학별 성적으로 환산했을 때 불리하지 않은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성적 동점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위권에서는 대학별 학생부의 실질반영 정도가 합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는 내신 1등급에서 4등급까지의 점수 차이가 작게는 0.5에서 2점 이내로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교대와 중위권 대학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10점 이상 발생하는 곳도 있다. 따라서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학생부 등급별 반영 점수를 살펴보고 자신의 성적을 정확히 계산한 뒤 합격 가능성을 검토해야만 한다.

특히 올해 반드시 대학을 들어가야만 하는 학생이라면 안정적인 지원 가능대학을 선택할 때 ‘다’군은 피하고 ‘가’,‘나’군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추가합격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다’군의 추가합격을 기대하고 상향지원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언어·외국어·탐구 또는 수리·외국어·탐구 등 수능 영역을 선택적으로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그 전형 방식으로 유리한 학생들이 지원할 가능성이 크므로 동점자가 많이 발생해 합격선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안정적인 지원을 원한다면 가급적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무조건 서울 소재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수도권 또는 지방에 있는 대학 중에서 경쟁력 있는 학과를 선택할 것인지를 진로와 함께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 하위권 특별전형에 눈돌려라

하위권 학생들도 특별전형에 승부를 걸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중하위권 학생이 몰리는 경우 수능 성적 등락폭이 심하고 경쟁률도 일정치 않아 전략을 잘 짜면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들은 무조건 4년제 대학을 들어가려고 하기보다는 전문성을 기를 수 있고 졸업 후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학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 미리 전문대학으로 진로를 결정할 경우에는 정시모집에 안정적으로 합격하는 반면 대입 막바지까지 그 기회를 놓치고 추가모집으로 지원하게 될 경우에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며 합격 가능 성적도 높아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학 진학이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김영일교육컨설팅 조미정 교육연구소장)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