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이며 심장장애 3급으로 몸이 불편한 이 씨는 1999년부터 마을 이장을 맡으면서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다. 교통비로 쓰고 남거나, 각종 물건을 구입하고 거슬러 받은 동전 등을 부인 백정숙 씨(55)와 함께 도자기 저금통에 넣기 시작했다. 이 씨 부부는 저금통에 동전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소리를 들으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을 쌓아갔다.
이씨 부부가 11년 동안 모은 동전은 500원짜리 334개, 100원짜리 2210개, 50원짜리 192개, 10원짜리 736개 등 모두 40만4960원(사진). 이 씨는 “얼마 안 되지만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