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 견디며 지난 시즌 선발 투혼
광저우AG도 막차 합류 금메달 恨 풀어
“이젠 나와의 싸움 …새 투구폼 연마중”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던 임태훈은 광저우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통쾌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는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라면서 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그냥….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게 좋은데요. 이제 저에게 남은 것은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겁니다(웃음).”
두산 임태훈(22)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쓴 선수 중 한 명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뽑혔지만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부진해 KIA 윤석민과 교체됐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준우승에 머물러 병역혜택을 받지 못했다. 2010년 역시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빠졌다가 안면마비증세를 보인 SK 김광현의 대체선수로 마지막 광저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돌고 돌아 참 어렵게 목에 건 금메달. 하지만 임태훈은 “내 실력으로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고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어 기쁠 따름”이라고 했다.
임태훈은 여전히 허리가 좋지 않다. 아시안게임 직후 바로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고 있는 마무리훈련에 합류해 체력적으로도 힘겹다. 그래도 “투수에게 있어 허리통증은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 같은 것이다. 겨울 동안 어떻게 하면 허리가 안 아프게 던질 수 있는지 투구폼을 연구하고 좀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병역혜택을 받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년 시즌에 어떻게 하느냐다. 그리고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입단 첫 해(2007년)부터 신인왕을 차지하며 팀의 핵심투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임태훈의 야구인생은 이제부터가 진짜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