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프레지던트’ 제작발표회
출퇴근 따로…집안 이야기도 안해

최수종(왼쪽)·하희라 부부가 9일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에서 진행된 KBS 2TV 드라마 ‘프레지던트’ 제작발표회장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출연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거예요.”
결혼 17주년을 맞은 연기자 부부 최수종·하희라가 결혼 이후 처음 함께 출연하는 KBS 2TV 드라마 ‘프레지던트’ 방송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두 사람은 특히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인 고현정 주연의 SBS 드라마 ‘대물’을 겨냥해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최수종·하희라는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 호텔에서 열린 ‘프레지던트’(극본 손영목·연출 김형일) 제작발표회에서 “촬영장에서는 부부가 아닌 동료 배우”라고 선을 그으며 “일부러 집에서도 대본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프레지던트’에 합류한 최수종과 달리 하희라는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긴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하희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제의를 받고 말문이 막혔다”며 “장점보다 함께 할 때 단점이 더 많이 떠올라 걱정이 컸다”고 돌이켰다.
두 달에 걸친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하희라와 최수종은 촬영장에서 철저히 ‘남남’으로 지낸다고 털어놓았다. 촬영장에 따로 출근, 각자 퇴근하는 건 물론 집안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15일부터 시작하는 ‘프레지던트’는 인권 변호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야기. 권력의 변방에 서 있는 정치인의 성공담이란 점에서 고현정 주연의 ‘대물’과 자주 비교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수종은 며칠 전 서울 시내 한 건물에서 ‘프레지던트’ 촬영을 하던 도중 우연히 ‘대물’ 팀과 마주쳤다. 마침 ‘대물’의 두 주역 고현정, 권상우가 모두 촬영 중이어서 경쟁 드라마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최수종은 “1∼2초 동안 세 사람 모두 아무 말없이 인사도 못한 채 멍한 상태로 바라봤다”며 “경쟁을 우려하는 의견은 알지만 작품 색깔이 다르다. ‘대물’이 멜로 중심이라면 우리는 가족이 중심”이라고 차이를 강조했다.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