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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단서라고? 허튼소리!”

입력 | 2010-12-10 03:00:00

과학자들 “NASA 비소박테리아 연구 치명적 결함”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외계 생명체의 단서라며 발표한 박테리아는 ‘허튼소리(flimflam)’일 확률이 높다.”

3일 NASA가 발표한 인(P) 대신 독성물질 비소(As)를 흡수해 생존하는 미생물에 대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믿을 수 없는 연구”라는 과학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본보 12월 3일자 A23면 참조
“지구와 생존방식 다른 생명체 발견”

영국 데일리메일은 “생명체에 대한 종전의 개념을 바꿔놓았다고 자랑했던 NASA의 연구에 과학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험 과정에서 ‘간단하지만 중요한’ 절차를 제대로 못 지켜 과학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 특히 박테리아에서 DNA를 검출하려면 오염 방지를 위한 세심한 제거가 필요한데 이 연구는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 하버드대 미생물학자인 알렉스 브래들리 박사는 “비소는 물에서 분해되는데 DNA가 물에서 살아남은 건 인이 남았단 증거”라며 “미생물은 먹이로 삼은 소금에 함유된 극소량의 인으로도 살 수 있다”고 비난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노먼 페이스 교수도 “약간의 인과 순진한 연구원, 모자란 검토위원이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소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로지 레드필드 교수는 “NASA가 ‘과학적’이라고 내세운 증거가 얼마나 조잡한지 분노가 치밀었다”고 일침을 놓았다.

비판이 커지자 연구에 참여했던 미지질조사국(USGS)의 로널드 오림랜드 박사는 “현재의 논쟁에 무분별하게 끼어들지 않겠다”며 “우리가 틀렸다면 그들이 옳다는 증거를 내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NASA와 백악관은 1996년 ‘화성 생물의 흔적이 남은 암석’이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나중에 고열로 생긴 광물질 구조 자국으로 밝혀져 큰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