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칠기’로 재미본 20대 온라인 처분했다 꼬리잡혀
올 10월 초순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원룸주택. 고모 씨(24·무직)가 원룸 임대기간이 끝나 함께 살던 선배 천모 씨(30)와 헤어지게 됐다. 고 씨는 천 씨에게서 중국에서 갖고 온 ‘괴뢰칠기’라는 해킹 프로그램이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를 이별선물로 받았다. 그는 “괴뢰칠기로 인터넷 도박게임을 할 때 상대방 패를 읽을 수 있다”는 설명에 귀가 솔깃했다.
고 씨는 해킹 프로그램 덕분에 인터넷 도박게임에서 연전연승했다. 그는 이후 친구 조모 씨(25), 선배 이모 씨(26)와 함께 마음껏 인터넷 도박을 할 수 있는 사무실을 얻기로 했다. 사무실 개소비용은 괴뢰칠기를 인터넷으로 판매해 충당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달 인터넷 게시판 글을 보고 연락을 한 이모 씨 등 2명에게 530만 원을 받고 괴뢰칠기를 팔았다. 이후 광주 서구 치평동 B 건물에 사무실을 얻고 컴퓨터 9대를 설치해 사이버머니 사냥을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진 글을 보고 추적에 나선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