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등 3개시군 “수렵 자제”… 수렵인들 “너무한다”
지난달 17일부터 충남 보령시와 서산시, 태안군 등 3개 시군 1025.7km²에서 순환수렵장 운영을 시작한 지방자치단체가 외부 수렵인들이 구제역을 퍼뜨리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안군은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에서 수렵을 신청한 A 씨에게 별도로 e메일을 보내 “구제역 전파가 우려되니 태안군에 되도록 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A 씨를 제외한 나머지 수렵인 282명의 명단을 구제역 담당부서에 넘겨 구제역이 확산되면 통제하는 데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서산시는 수렵을 신청한 910여 명에게 매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축사 근처에는 절대 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구제역이 아니더라도 축사 근처에서 사격은 못 하도록 하고 있지만 통행 자체를 하지 말 것을 주문한 적은 거의 없었다. 서산시 관계자는 “매일 문자메시지를 보내니 전화를 걸어와 ‘그러지 않아도 주의하고 있는데 너무한다’고 항의한다”며 “하지만 축산 농가에서는 순환수렵장 운영을 중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얘기도 나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수렵인들은 지자체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수렵인 노모 씨는 태안군청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텅 빈 논바닥은 수렵장으로 풀고, 갈대지대나 인가 주변 야산, 저수지들은 대부분 수렵 금지 지구로 설정하고 있다”며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 있는 수렵 금지 지구와 수렵장 푯말은 대체 어디가 기준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