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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고정관념의 벽을 넘어 창의력 발휘하려면?

입력 | 2010-12-11 03:00:00

세상의 사물은 거의 다 대칭… 대칭을 부숴야 혁신이 보인다




DBR 그래픽

자동차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등에 불이 켜진다. 이것은 뒤따라오는 운전자에게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을 알리는 의사표시다. 창의적 문제 해결 및 아이디어 방법론인 아시트(ASIT·Advanced Systematic Inventive Thinking)의 기법 중 하나인 ‘대칭파괴기법’을 응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등이 켜지는 자동차를 생각해 보자.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동작은 곧 브레이크를 밟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뗄 때 브레이크등이 켜진다면 매우 짧은 시차이긴 하지만 뒤따라오는 운전자에게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사실을 좀 더 빨리 알려줄 수 있다. 대칭파괴기법을 활용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을 소개한 동아비즈니스리뷰(DBR) 71호의 기사를 요약, 정리했다.

탁월한 성공을 거둔 신제품 개발 과정을 살펴보면 핵심 아이디어가 종종 해당 분야의 비전문가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비전문가는 그 분야의 지식이 별로 없는 동시에 그만큼 그 분야에 대한 고정관념도 적다.

고정관념을 부수고 발상의 전환을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어떤 회사는 신제품 개발 담당자를 1, 2주 휴가를 보낸다. 이 방법은 때로 좋은 결과를 내지만 담당자는 해당 휴가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휴가가 끝날 무렵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드시 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고정관념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칭파괴기법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지금 주위에 있는 무엇인가를 가만히 살펴보자. 의자, 탁자, 모니터, 책꽂이 등 주변의 많은 사물은 대칭적으로 이뤄져 있다. 대칭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아시트의 대칭파괴기법은 현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대칭되는 요소를 찾아 그것을 비대칭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이는 대칭에 대한 고정관념의 벽을 넘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제품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제품의 어떤 부분 또는 특성을 비대칭으로 바꾼 후 그 결과에서 유익한 점을 찾아내 신제품으로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

대칭파괴기법을 이해하고 응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칭이라는 의미를 단순한 기하학적인 대칭에서 벗어나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왼쪽과 오른쪽의 색깔은 같다’는 것을 대칭을 이용해 달리 표현하면 ‘자동차는 왼쪽과 오른쪽이라는 공간 차원에서 볼 때 색깔이라는 속성이 대칭이다’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칭파괴기법을 응용해 직접 자동차 신제품을 개발해 보자. 먼저 색깔이라는 속성과 환경이라는 차원을 선택한다. 그런 후 대칭인지 비대칭인지 살펴본다. 자동차는 외부환경이 변해도 은색이면 은색, 흰색이면 흰색으로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외부환경 차원에서 색깔이 대칭이다’로 표현할 수 있다. 대칭을 찾았으면 ‘(차원)에 따라 (속성)이 다른(변하는) 무엇’이라는 개념의 가상제품을 만든다. 예를 들어 (외부환경)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자동차를 생각해볼 수 있다. 외부환경이 높은 온도일 때 자동차의 색깔은 밝은 색, 낮은 온도일 때는 어두운 색으로 변하는 자동차를 떠올릴 수 있다. 밝은 색은 빛을 반사하고, 어두운 색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히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이번에는 (속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자동차를 생각해보자. 만약 시속 60km가 속도 제한인 도로에서 그 이상의 속도를 낼 경우 차의 이곳저곳에 빨갛고 노란색의 점이 마구 찍힌다면 누가 봐도 한눈에 속도위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창피해서 속도를 줄이지 않을까.

외식산업에서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칭파괴기법의 예가 있다. ‘도미노 피자’ 하면 30분 내 빠른 배달이 먼저 떠오른다. 도미노 피자는 (배달시간)을 차원으로 (가격)을 속성으로 해서 ‘배달시간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피자’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 전략은 주문 후 피자를 빨리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크게 성공했다.

그렇다면 라이벌인 ‘피자 헛’은 도미노 피자의 전략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피자 헛도 대칭파괴기법을 응용해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피자의 원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맛에 영향을 미치는 속성을 찾아내면 된다. 피자 헛은 온도에서 해답을 찾았다. 피자 헛은 종이로 만든 온도계를 피자에 부착해 소비자 앞에서 직접 온도를 확인시키고 있다.

침대도 대칭파괴기법을 활용하면 경쟁사와 차별화된 신제품을 만들 수 있다. 침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매트리스의 쿠션이다. 현재 나와 있는 침대의 쿠션 강도는 머리가 닿는 부분부터 발끝까지 동일하다. 즉, 공간 차원에서 쿠션의 정도는 대칭이다. 대칭파괴기법을 적용시키면 ‘위치에 따라 쿠션의 강도가 다른 매트리스’라는 가상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 가상제품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 허리가 닿는 부분은 좀 더 딱딱하게 한 허리보호 침대를 만들 수 있다.

대칭파괴기법의 적용 대상은 끝이 없다. ‘왜 이것은 대칭이어야만 할까’라는 의문을 던짐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시작된다. 아시트의 대칭파괴기법은 매뉴얼처럼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 생각하게 함으로써 고정관념을 허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하철 역 안에서 지하철이 다가올 때 나는 소리를 들어보자. 이쪽이나 반대편 쪽이나 소리가 같다. 계단으로 내려가다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다는 알림소리를 듣고 급히 뛰어 내려가지만 반대편 지하철이다. 이것의 대칭을 파괴하면 ‘위치에 따라 알림소리가 다른 지하철역’이라는 가상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쪽과 건너편 쪽의 알림소리를 다르게 한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승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

대칭파괴기법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기술은 필요에 따라 개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도저히 실행 불가능한 아이디어일지라도 그 가치가 크다면 누군가가 언젠가는 반드시 실행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비 오는 양에 따라 속도가 바뀌는 와이퍼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실용화됐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그 자체만으로도 항상 가치가 있다. 눈을 잠시 감았다 떠 보자.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무엇이든 자세히 살펴보자. 거의 다 대칭이다!

김영식 두싱크 창의력개발연구소장 think@dothink.co.kr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1호(2010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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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제안이 확실히 실패하는 원인은?

▼ 제안 성공 노하우


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사내 부부인 황태희(김남주 분)와 봉준수(정준호 분)는 신상품 기획안을 두고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나선다. 태희는 어수룩한 남편 준수를 격려하며 프레젠테이션의 필살기를 소개한다.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중요한 데이터는 암기하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 하지만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일 뿐이다. 게다가 사외 입찰에서 경쟁사와 맞붙는다면 고려해야 할 게 한 둘이 아니다. 제안·입찰 전문가들은 이기는 제안과 실패하는 제안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실패하는 제안서에는 일관된 특징이 있다. 제안의 충실도와 반응도가 낮거나 고객 관점이 빠져 있다. 전략도 불명확하다. 제안서가 짜임새 있게 구조화되지 않고 과거의 실적 및 성과와 프로젝트 과제를 연결하는 고리도 약하다. 이런 제안은 백전백패일 뿐이다. 제안에서 확실히 실패하는 10가지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2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호에는 5가지 원인에 대한 분석을 실었다.



숨겨진 인재의 마음에 신바람을 일으켜라

▼ 메디치 가문의 창조경영 리더십


보티첼리의 그림 ‘프리마베라’의 가장 오른쪽에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나온다. 그림 속 제피로스는 입술을 모아 힘껏 바람을 불고 있다. 왼쪽에서는 교역, 거래, 상업의 신이었던 메르쿠리우스가 바람의 구름을 휘젓고 있다. 보티첼리는 이탈리아 피렌체 경제를 주름잡았던 메디치 가문 사람들을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 그는 작품 속 메르쿠리우스의 모습을 통해 메디치 가문이 감당해야 할 리더의 역할과 임무를 은밀한 코드로 집어넣었다. 그 역할이란 바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로렌초 데 메디치는 소년 미켈란젤로의 마음에 거센 바람을 일으켰고, 소년의 마음에 불었던 그 바람은 거대한 태풍으로 변했다. 르네상스 예술은 미켈란젤로에 의해 극상(極上)의 아름다움으로 발전했다. 돈이나 승진을 미끼로 인재들의 마음을 사려는 것은 부질없거니와 가능하지도 않다. 소년 미켈란젤로와 같은 숨은 인재의 마음에 신바람을 불러일으킨 메디치 가문 리더십의 요체를 짚었다.



리더십 스타일보다 부하와의 궁합이 성과 좌우

▼ Knowledge at Wharton


늘 강하고 외향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리더가 적지 않다.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의견을 내고, 명령을 내리고, 계획을 세우며, 그룹 내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애덤 그랜트 교수가 최근 진행한 리더십 및 그룹 역학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통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내성적인 리더가 외향적인 리더보다 효과적일 때도 있다. 리더가 관리하는 대상이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공한 리더 중에는 대담하고 말이 많고 자기주장이 강한 잭 웰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등과 같은 외향적인 리더가 있는가 하면 마하트마 간디, 에이브러햄 링컨처럼 조용하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리더도 있다. 리더십에 대한 일반의 통념을 뒤집는 그랜트 교수의 통찰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