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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1박 2일’의 나영석 PD, 미래의 후배 육도영 양에게

입력 | 2010-12-14 03:00:00

“PD가 되려면? TV볼때 늘 ‘나라면 어떻게 만들까’ 생각!”




방송국 PD가 꿈인 울산여고 2학년 육도영 양(오른쪽)이 롤 모델인 나영석 KBS ‘1박2일’ PD를 만났다. 나 PD는 “방송국 PD에게는 끼보다 팀원과의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PD. 프로듀서(Producer)의 약자로 텔레비전 방송국의 프로그램기획자를 말한다. 사회의 문제를 추적해 보도하는 탐사보도프로그램부터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예능교양프로그램까지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글보다 영상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방송국 PD는 선망의 직업이 된 지 오래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PD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않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담당 PD인 나영석 씨(34)가 대표적 인물. 그는 미래의 방송국 PD를 꿈꾸는 울산여고 2학년 육도영 양(17)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신나는 공부’는 최근 나 PD와 육 양의 만남을 주선했다. 나 PD는 이른 오전 서울행 KTX 열차에 몸을 싣고 올라온 육 양에게 방송국 PD 생활에 얽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거짓말입니다.” 나 PD는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만난 그의 첫마디였다. 방송국 PD가 되려면 신문방송학과나 언론홍보학과에 가야 하느냐는 육 양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방송국 PD가 되는데 학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학(연세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어요. ‘남자의 자격’을 연출하는 신원호 PD는 공대출신이죠. 사실 대학에 갈 때 특별히 가고 싶은 학과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행정학과에 가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행정학과에 갔어요(웃음).”

그럼 대학에 가서 본격적인 PD 준비를 시작했을까? 아니다. 나 PD는 대학에 가서 연극반 생활을 시작했다.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동아리 활동에 전념했다. 단역부터 시작해 조연배우, 스태프, 연출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구체적인 연극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이야기를 만들고 연출하는 데 재미를 느꼈죠. 자연스럽게 영화감독이나 방송작가나 방송국 PD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 PD가 처음부터 PD 시험을 준비한 건 아니다. 처음에는 영화를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로 영화 조연출 활동을 했다. 하지만 갑자기 영화촬영이 중단되는 바람에 두 달 만에 그만두게 됐다. 자신만만하게 도전했던 방송 시트콤 대본 공모전에서는 쓴맛을 봤다. 그러다 2001년 KBS 공채시험에 합격해 PD 생활을 시작했다.

최근 나 PD는 누리꾼 사이에서 1박2일의 ‘제6의 멤버’로 불린다. 카메라 앞에서 출연자들과 재치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 때문이다. PD는 타고난 끼가 있어야 할까?

“요즘 제가 방송에 자주 등장하니까 연예인 끼가 있는 줄로 생각하는 분도 계세요. 하지만 사실과 달라요. 저는 낯을 많이 가립니다. 처음에는 연예인 눈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였어요. 지금도 그래요. 물론 PD에게는 끼나 다른 사람을 이끄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필수조건은 아니에요. PD는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팀원과 함께하는 회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일종의 집단지성인데요. 프로그램 기획은 동료 PD, 작가와 모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이뤄져요. 서로 의견을 검증해주고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나가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죠.”(나 PD)

“PD가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되나요?” 육 양이 묻자 곰곰이 생각하던 나 PD의 답변이 이어졌다.

“‘적극적 시청자’가 되어 보세요. TV를 그냥 보지만 말고 ‘내가 PD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생각하는 거죠. 방송국 PD가 되려면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코미디 프로그램을 좋아했어요. 특히 KBS 주말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일번지’를 즐겨봤죠. 나도 저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내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거예요.”

‘환상을 버려라.’ 나 PD는 방송국 PD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적지 않은 학생이 정확한 직업의 특징을 모르고 방송국에서 일한다는 막연한 환상만 가지고 PD를 꿈꾼다는 얘기였다.

“방송국 PD에도 종류가 많아요. 시사교양,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으로 다양한 분야가 있죠. 예능 PD만 해도 저처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코미디나 음악 프로그램을 하는 PD도 있습니다. 돈도 많이 벌고 연예인을 만나서 좋은 직업으로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아요. 연예인과 만나는 PD는 극히 일부죠. 연봉은 일반 기업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은 편입니다.”

나 PD는 촬영 및 편집, 기획회의 등을 하느라 집에 못 들어가는 날이 많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 날도 사흘째 집에 못 들어간 상태였다. 육 양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여자는 PD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는데…”라고 운을 뗐다. 나 PD가 답했다.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에요. 최근 몇 년간 KBS에 들어온 신입 PD 중에 남자가 더 많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1박2일 PD도 저 빼곤 셋이 다 여자입니다. 육체적으로 힘들 수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서 프로그램에 애정을 가지고 일하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전 국민이 보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보람을 느낍니다. ”

방송사 PD가 되려면 꼭 시험을 봐야 하느냐는 육 양의 질문에 나 PD는 “전체 PD 숫자를 놓고 보면 지상파 방송국 PD의 숫자는 적은 편”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히려 외주업체에서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PD가 많아요. 미디어 빅뱅 시대라고 하잖아요? 앞으로는 어디에 소속된 PD인가보다는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을 갖춘 인물인가 여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거예요.”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나영석 KBS ‘1박2일’ PD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울산여고 2학년 육도영 양은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 ‘P·A·S·S’(사진)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육 양처럼 P·A·S·S 고교생 기자가 되면 영화감독, PD 등 전문가나 사회 저명인사, 인기 연예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1000명 가까운 고교생이 P·A·S·S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P·A·S·S는 매주 월요일 전국 고등학교에 무료 배포됩니다. 고교생에게 필요한 입시 및 대학 정보, 학생들의 동아리 등 커뮤니티 활동, 교사의 의견과 소식,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뉴스 등으로 꾸며집니다. 원하는 고교는 지금 바로 신청하세요. ▶고교 구독 신청 및 문의는 전화(02-362-5108) 또는 P·A·S·S 홈페이지(www.weeklypa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