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 4100원인데… 동네치킨 가격논쟁은 안끝났다
첫째,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어떻게 치킨 원가를 상세히 알았을까. 정 수석은 9일 트위터에 “생닭 한 마리당 납품 가격이 4200원이고 튀김용 기름과 밀가루 값을 감안하면 한 마리당 원가가 6200원 정도라 결국 닭 한 마리당 1200원 정도 손해를 보고 판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프랜차이즈업계 간 커넥션을 의심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정 수석 측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무수석실이 롯데마트에 생닭을 납품하는 업체(올품)에 직접 전화해 납품 가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둘째, 롯데마트는 금전적 손해를 보고 치킨을 팔았을까. 이날 동아일보 확인 결과 롯데마트가 납품받은 생닭은 4000원대 초반이었다. 올품 관계자는 “생닭 한 마리당 4000∼4100원대로 롯데에 팔았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마트가 임차료 등의 비용을 원가에 넣지 않는다면 ‘밑지지 않는다’는 그들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튀김용 기름과 밀가루 값이 1000원을 넘는다면 롯데마트는 역마진을 남기고 판매한 셈이다. 치킨업계에서는 “튀김용 가루와 밀가루 값만 정확하게 산정하긴 어렵다”며 “롯데마트라면 싸게 공급받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셋째, 판매 중단에 정부 외압은 없었나. 롯데마트 측에선 “외압이 전혀 없었고, 12일 밤 12시까지 임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다가 13일 오전 노병용 대표가 홍보 임원에게 연락해 ‘(치킨을) 접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간에는 롯데 관계자가 청와대에 불려갔다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넷째,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치킨에 대한 반응은 왜 달랐을까. 이마트는 올해 8월부터 1만1500원짜리 피자를 팔기 시작했다. 동네 피자가 죽게 됐다며 ‘윤리적 소비’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이마트는 꿈쩍하지 않았다. 14일 현재 54개 이마트 점포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이에 대해 “오너(신세계)와 월급 사장(롯데)의 밀어붙이는 힘의 차이” “치킨과 관련된 프랜차이즈 협회가 피자 쪽보다 강하기 때문”이란 분석들이 나왔다. 14일 만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마트 피자는 계속 판다”고 말했다.
다섯째, 결국 롯데마트는 이번 사태의 승자인가 패자인가. 롯데마트는 이번 해프닝을 통해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꼭 잃은 것만 있는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손님들을 일단 마트로 불러들이는 데 크게 성공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사회적 반발을 감수하고 작정한 ‘노림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동영상=저가치킨 두시간만에 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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