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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일각 “이참에 軍개혁… 대폭 물갈이”

입력 | 2010-12-15 03:00:00

■ 내일 장성급 인사




황의돈 육군 참모총장이 14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하고 청와대가 이를 전격 수용하자 군 안팎에서는 대대적인 군 물갈이 인사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총장 전역의 원인이 된 재산 형성 과정 의혹은 이미 그동안 황 총장의 진급이나 인사 때마다 검증 과정에서 거론됐던 사안이다. 황 총장은 국방부 대변인이던 2002년 8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인근의 낡은 2층 건물을 매입했다. 불과 4개월 뒤 이 지역의 고도제한이 완화됐고 황 총장은 이듬해 그 자리에 6층 건물을 신축했다. 그 결과 구입 당시 공시지가로 5억7000여만 원이던 이 건물의 터 가격은 올해 1월 기준 21억8000여만 원으로 8년 만에 4배 가까이 올랐다. 황 총장은 올해 공직자 재산공개 때 땅값을 포함한 건물가격을 28억여 원으로 신고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고도제한을 완화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재산 증식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 의혹이 제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황 총장을 대장으로 진급시키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앉히고 올해 6월 다시 육군 참모총장으로 임명할 때는 문제 삼지 않던 것을 최근 일부 언론의 보도 이후 문제를 삼아 전역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황 총장의 전역이 단순한 개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군 개혁 차원의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황 총장 후임을 포함한 군 인사는 16일 준장부터 대장까지 한꺼번에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사 폭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초 15일에 장성 진급 인사를 실시하려 했지만 육군총장의 전역지원서 제출로 대장 진급 소요가 발생하는 등 인사 폭이 커져 장성 진급 인사가 하루 늦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총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대장 4명 가운데 3명이 육사 동기여서 3명 가운데 한 사람이 총장으로 발탁되면 나머지 2명이 추가로 전역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인사 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큰 폭의 군 인사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의 핵심 자리에 있는 사람 가운데 교체해야 할 사람이 몇몇 있는데 그 사람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 탓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물갈이는 군의 안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불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준전시 상황에서 군의 수뇌부를 모조리 바꿀 경우 안보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면서 “군의 사기 등을 고려해 인사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후임 육군총장 하마평과 함께 각 인물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은 고향이 논란이 될 수 있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를 나왔기 때문이다. 정승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한미 관계를 고려할 때 잦은 부사령관 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정이 제1야전사령관은 천안함 사건 합동조사단장을 마치고 최근에야 대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철휘 제2작전사령관은 그동안 주로 인사통으로 알려져 있어 어느 때보다 전투 경험과 야전성이 중시되는 현 시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