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비에… 자아성취 욕구에…

최근 다양한 이유로 창업에 나서는 주부가 늘고 있다. 처음 창업을 하면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담도 크다. 가족과 함께 창업에 나서면 불안감을 줄이고 수익성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아들과 함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경자 씨(오른쪽)와 아들 한주형 씨. 사진 제공 FC창업코리아
하지만 직장이나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하고 자본 동원 능력도 상대적으로 약한 주부들이 창업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하기는 만만치 않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옆집 누구 엄마가 한 달에 얼마를 번다던데, 나도 해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창업에 나서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며 “내가 창업에 적합한 타입인지, 창업을 할 준비와 여건이 마련됐는지 등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혼자 어려우면 가족과 함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을 운영하는 김경자 씨(49·여)는 아들과 함께 창업했다. 경제적 안정을 위해 창업하기로 마음먹었지만 혼자 점포를 운영한다는 게 두렵기도 했다. 누군가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김 씨는 아들에게 함께할 것을 권유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평소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아들 한주형 씨(28)는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여 업종 및 브랜드 선택, 점포 입지 선정 등을 함께했다. 개점 후엔 어머니는 주방을, 아들은 홀 관리를 맡으며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김 씨는 “아들이 홀 관리를 책임지고 있어 주방관리에만 전념할 수 있어 편하다”며 “그 덕분에 혼자서도 주방 운영이 가능해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아들과 같이 하면서 퇴근길 걱정도 없어졌다.
김 씨의 안정적인 운영 방식에 아들의 젊은 감각이 더해져 점포 운영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 새로운 메뉴 구성이나 이벤트 행사 등 마케팅 측면에서 아들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창업 1년 5개월째인 요즘 122m² 점포에서 월 평균 매출 4500만 원, 순이익 1300만 원가량을 올리고 있다.
○ 사전 체험 등으로 준비는 철저하게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서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란 씨(49·여)는 창업 전 다른 매장에서 4년간 일했다. 이 씨는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어볼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이런 가게를 하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시작한 덕분에 5년째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 한 달 매출은 8000만∼9000만 원이고, 순이익은 1800만∼2000만 원 정도다.
○ 주부 노하우 살린 창업도
집에서 가까운 동네 상권에서 살림이나 육아 등 주부로서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업종을 골라 창업하는 것도 좋다. 집과 점포를 쉽게 오갈 수 있는 동네 상권은 주부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가사일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엄마의 손맛을 연상시킬 수 있는 분식점이나 국수전문점, 도시락전문점 등 소규모 음식점도 좋은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특별한 조리 기술이 없어도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많다. 국수전문점 ‘김용만의 국숫집 닐니리맘보’는 33∼49m² 규모 점포로 점포 마련 비용을 포함해도 1억 원 이내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건강식품판매점, 세탁전문점, 출산용품전문점도 큰돈 들이지 않고 가볍게 시작하기에 적합한 아이템이다.
따로 점포를 구할 필요 없이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문형 교육 사업도 고려할 만하다. ‘한우리 독서논술’은 독서논술에 대한 전문 교육 자격증을 취득한 뒤 가정을 방문해 일대일 방식으로 책 읽기와 논술 등을 지도한다. 방문형 아이템은 자기 시간에 맞게 스케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