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문화의 특성상 아빠들은 자녀교육 결정 시스템에서 배제되는 소외자요 피해자다. 한국의 아빠들은 잠든 자녀를 보며 아이들의 키를 재는 데 익숙하다. 모든 학교 관련 모임은 낮에 열린다. 엄마의 불안감을 부추겨 장사하는 학원들로서도 ‘논리적인’ 아빠는 반갑지 않다. 아빠만 그런 것도 아니다. 통계청의 한국 사회동향 2010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맞벌이 가구다. 자녀를 세심하게 챙길 수 없는 ‘직장 맘’의 심리적 박탈감도 크다는 얘기다. 그런 상황에서 학교운영위원회가 내년부터 일과 후 또는 주말에 개최된다니 반갑게 들린다.
▷해외의 연구결과는 아빠의 교육 참여가 아버지와 자녀 모두에게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국립아동발달연구소는 1958년부터 각각 7세, 11세, 16세 아이 1만7000명의 삶을 추적하고 있다. 옥스퍼드대가 이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더니 아빠가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할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사회성, 인성, 성취욕구에서도 ‘아빠 효과’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아이가 아들일 때 효과는 더 컸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