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란… 캐주얼 입은듯 편안한 공간”
올해 들어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 푹 빠진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 그는 트위터로 많은 소통을 하지만 인터넷 보안업체 최고경영자(CEO)답게 사는 곳 등의 사생활에 관한 것은 절대로 올리지 않는다고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hongsunkim: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즐거움이 좋더라고요.’
한 팔로어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트위터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50)는 이렇게 답했다.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안철수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실시간으로 짧게 쓰려면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 SNS, 진정성이 중요
“회사 얘기요? 별로 안 합니다. 트위터에는 진정성이 필요하거든요.”
김 대표의 트위터에는 안철수연구소 얘기가 많지 않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CEO의 트위터인지 몰라볼 정도다. 김 대표는 “나에게 트위터는 양복을 벗고 편안한 캐주얼을 입는 공간”이라며 “생각을 나누는 자리에 홍보성 글은 진정성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대표의 트위터를 보면 보안이슈뿐 아니라 청년실업, 이공계 기피현상, 교육, 창업정신, 스마트폰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얘기 등 다양하다.
김 대표가 트위터를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 팔로어는 7500명 정도다. 그는 지난해부터 ‘김홍선의 IT세상’이라는 블로그도 만들어 110개가 넘는 칼럼을 연재했다. 김 대표는 “칼럼은 쓸 때마다 틀린 말은 없나, 맞춤법은 맞나 조심하며 쓰게 되는 반면 트위터는 정리된 생각을 편하게 말할 수 있다”며 “CEO 본연의 업무에 방해되지 않게 출퇴근 및 이동시간에 짬짬이 한다. 하루에 10개 이내 트윗으로 스스로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SNS의 치명적인 단점은 개인정보 노출이다.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글을 쓰지만 숨기고 싶은 개인정보를 내보이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람들이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고 말만 하지, 실제로 어떻게 내 정보를 보호할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현재위치, 가족 정보, 사는 곳 등 보호하고 싶은 사생활은 절대 인터넷 세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 IT 지축이 흔들린다
‘사업계획 워크숍 이틀째 아침. 하루 종일 회사의 모든 자원을 숫자화하면서 토론하다 보니 꽤 피곤했던 것 같다. 사업환경에서 변수가 점점 많아진다는 느낌.’
지난달 김 대표의 트윗이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는 “변수가 너무 많아 내년을 전망하기가 어렵다. 고객회사들도 헷갈리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진출, 해외사업 등 많은 신규사업들을 어떻게 키워낼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가 화제로 나오자 김 대표의 눈빛이 빛났다. 애플과 구글의 활약으로 마침내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긴 게 반갑다. 하지만 젊은 인재들이 주로 중소기업인 소프트웨어 업계에 뛰어들기 꺼리고, 이공계 경쟁력은 약해지고, 기업은 여전히 돈 들여 소프트웨어를 사기 싫어해 한숨이 나온단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젊어 한때 힘들게 일하고 마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안타깝다”며 “개발자도 경륜이 필요하다.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엔지니어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안철수연구소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종합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위협이 국가 간 전쟁 수준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전방위로 대처가 가능한 ‘무기’를 만들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올해 8월 이란 원전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 ‘스턱스넷’은 국가 기반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대기업과 제휴해 산업시설, 공장시스템 등을 근본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모바일 보안에도 주력해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탭 등에도 필요한 백신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김홍선 대표는
―1960년 서울 출생
―1983년 서울대 공과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5년 서울대 공과대학원 석사
―1990년 미국 퍼듀대 전기공학부
컴퓨터공학 박사
―1990년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
선임연구원
―1994년 미국 TSI사 Business
Development 부사장
―1995년 시큐어소프트 설립 및
대표이사
―2007년 안철수연구소 기술고문,
연구소장 및 최고기술경영자(CTO)
―2008년∼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2010년∼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IT산업전문
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