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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 “제작협찬, 지상파 허용땐 방송-외주사 수직구조 고착화”

입력 | 2010-12-18 03:00:00

새해 업무보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가운데)이 17일 청와대에서 ‘방송통신 2011 핵심과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디어빅뱅 시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시대 기반 조성 △시장 선진화 △이용자 친화적 환경 마련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방통위는 올해 주요 성과로는 올해 말로 예정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을 통해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최초 지상파 3차원(3D) 실험방송 실시 등 차세대 방송통신 기술 역량을 강화한 점을 꼽았다.

▽3대 핵심 전략=스마트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차세대 스마트TV 핵심기술 개발에 2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방송통신 미래 서비스 전략 분야에 3000억 원이 집중 투자된다. 올해 전국적으로 6만6000곳이었던 와이파이(Wi-Fi) 존을 내년 16만5000곳으로 2.5배로 늘려 안정적인 무선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케이블, 위성 등 유료방송의 소유 및 권역 규제는 완화된다.

방송통신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KBS의 공적서비스 확대와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고 방송법 IPTV법 등을 포괄하는 통합방송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 한글 인터넷주소 사용이 가능한 한글 국가도메인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용자 친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스마트워크 시범사업을 통해 보급형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이용자 맞춤형 실시간 검색기술, 정보의 신뢰성을 분석하는 기술 등 차세대 소셜플랫폼 구현 기술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상파 다채널방송서비스(MMS)와 방송광고 논란=업무보고에서 지상파 MMS 도입 검토 방안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파워포인트 설명 자료에는 포함됐지만 최 위원장은 언급하지 않고 지나갔다. 최 위원장은 광고총량제, 중간광고 등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시청자 보호와 매체 간 균형발전을 고려하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고 있는 MMS, 광고총량제 등을 허용할 경우 광고가 지상파에 몰리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의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광고 시장에서 지상파 3사와 지상파 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2조1748억 원(77%)의 수입을 올려 비지상파 계열 PP의 5019억 원(18%)보다 4배 이상으로 많았다.

광고총량제는 1일 광고 총시간은 규제하되 프로그램별 광고 비율은 방송사 자율에 맡기는 제도로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광고가 집중되면서 시청률 과당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광고총량제는 도입을 하더라도 유료방송에 먼저 도입한 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지상파 방송에 도입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2007년 옛 방송위원회 시절 도입을 의결했지만 반대 여론에 부닥쳐 무산된 바 있다.

또 MMS를 도입하더라도 새 채널의 활용과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상파 방송은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할당받아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수탁사업자일 뿐”이라며 “신규 채널을 지상파 방송의 재산으로 당연시하는 자세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방송학자들은 현재 독립제작사에만 허용된 제작협찬을 지상파로 확대할 경우 방송사와 외주사의 수직적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독립제작사는 61%가 10명 미만의 제작인력으로 유지될 정도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송광고 규제 완화는 매체 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