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김, 방중성과 설명 17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를 찾은 성 김 미국 북핵특사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왼쪽)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성과 없이 끝난 미중 고위급 접촉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이끄는 미국 고위급 대표단은 15∼17일 중국 측과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및 대남 도발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주재 미 대사관도 이날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베이징 방문과 관련한 성명에서 “양측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중요성, 9·19공동성명 이행 복귀를 향한 다음 단계와 관련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미중 간에 견해차도 상당했음을 시사했다.
○ 북한은 5대 조건 거부?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최근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통해 한미일 3개국이 제시한 조건 5가지를 모두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다이 국무위원은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 복귀 △9·19공동성명 준수 △정전협정 준수 △탄도미사일 발사 보류 등 한미일의 요구 5가지를 전달했지만 북한이 명확하게 받아들인 항목은 하나도 없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에 대해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는 모든 나라에 있다”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북한은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역제안하기도 했다.
○ 5대 조건에 대한 다양한 관측

이는 IAEA 사찰관 복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모라토리움 선언, 남북관계 진전을 선행 조건으로 강조했던 기존 한미 정부 당국자들의 언급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크롤리 차관보가 언급한 5개 사항이 한미일 3국 장관의 언급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북한이 해야 할 일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향후 협상 개시에 대비해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해 포괄적 범주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