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던 지난달 23일) 이후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는데 (북한이) 또 겁을 주니 어떻게 안 무섭겠어요.”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으로 큰 피해를 본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17일 만난 한 주민은 북한이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하면 제2, 제3의 타격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군이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중지한 사격훈련을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북한이 ‘협박’을 가하자 연평도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뉴스를 지켜보던 한 주민이 “설마 정말 대응사격을 하진 않겠지”라고 말하자 옆에서 함께 있던 다른 주민들이 “민가도 공격했는데 못 할 리가 없다”, “안일하게 생각하다 또 앉아서 당하려고 그러느냐”고 반박했다. 일부 주민은 사격훈련을 앞두고 군사차량이 수시로 마을에 나타나는 등 군의 움직임이 긴박해진 것을 보고 “사격훈련을 정말로 또 하는 모양”이라고 불안해했다. 반면 김동원 씨(51) 등 일부 주민들은 “이번 기회에 우리 군의 힘을 보여주고 다시는 북한이 도발을 못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평면사무소는 사격훈련에 대비해 17일까지 대연평 12곳, 소연평 1곳의 방공호 상태를 점검하고 수량이 부족하거나 못 쓰게 된 구급약품, 생수, 담요, 난방기구 등을 교체·정비했다.
외국 주요 언론의 취재진은 이번 사격훈련 재개에 따른 남북한 대치 상황을 전 세계로 타전하기 위해 속속 연평도로 몰려들었다.
연평도=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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