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세시장의 강세라고 할 수 있다. 8월 말부터 서울 도심권의 중소형 물건 부족과 전세가격 급등으로 전세난이 시작됐다. 불과 2년여 전인 2008년 가을부터 2009년 초까지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당시는 전세금이 떨어져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문제였다. 전세난과 역전세난은 왜 반복될까. 또 전세금의 강세는 매매가 상승의 전조라고 볼 수 있을까.
2010년 전세시장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강세를 보였다. 전국이 6.91% 올라 지난해(7.95%)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81%, 신도시 5.56%, 인천과 경기도는 6.4% 상승했다. 다만 수도권에서도 서울 강북구, 경기 고양시, 파주시 등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방은 대전(14.59%), 부산(13.7%), 경남(13.66%) 등에서 입주물량 부족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금의 비율인 전세가율은 56.8%로 2006년 5월(56.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주택 소유주는 전세금이 낮아도 양도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반면 주택가격의 약세가 지속되면 전세금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인상하거나 반월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전세금이 하락할 경우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한다. 전세난과 역전세난은 주택 수급의 불일치로 생기는 현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이 되면 반복할 수밖에 없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치게 된다.
특히 올해 사업성이 떨어져 추진속도가 부진했던 재건축 재개발사업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기존 주택의 멸실로 인한 이주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도심의 중소형 아파트 전세금 상승 및 전세난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전세난이 매매가 상승의 전조라고 볼 수 있을까. 논란이 많지만 수도권의 경우 전세금 상승이 길어져 현재 40%대인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50% 이상 되면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수요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전세금 상승은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ns22@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