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오늘 인도 방문 정상회담서 계약 체결… 인도내 대형 원전건설도 추진 군사-경제 ‘밀월’
차세대 군사대국을 꿈꾸는 인도가 러시아와 협력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등 33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전투기 생산에 돌입한다.
AP통신은 20일 알렉산드르 카다킨 인도 주재 러시아대사의 말을 인용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스텔스 전투기 설계 및 개발 계약을 공식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기술 이전 방식으로 합작 생산할 전투기는 러시아가 2015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기 ‘PAK-FA(T-50)’와 동일 기종으로 미 공군이 자랑하는 F-22 랩터와 동급 수준이다. 양국은 21일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AP에 따르면 이번 공동 전투기 생산 계약은 미국이나 중국의 입장에선 상당히 껄끄럽다. 지난달 인도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전투기 수출에 상당히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으로선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밀린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인도가 최근 국경지대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중국과의 군사 경쟁을 공공연히 선언해온 터라 이번 계약이 탐탁지 않다.
러시아와 인도는 이번 대형계약 2건을 바탕으로 향후 5년 이내에 양국의 교역 규모를 현재 100억 달러에서 2배 이상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간 양국 경제인들이 숙원으로 꼽아왔던 무비자 협정도 이번 기회에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AP는 “냉전 시절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인도와 러시아가 과거의 우호를 복원하려 하고 있다”며 “최근 수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투기와 전차, 잠수함을 수입한 인도의 군사대국 야망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