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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봉의 The Star] 불펜 에이스로 부활 선언 두산 임태훈 “150㎞ 로켓포 직구 발사…칠 테면 쳐봐!”

입력 | 2010-12-22 07:00:00

데뷔 첫 선발투수로 9승 따냈지만
피홈런 1위 등 너무 못했던 한 해

요가 수영 헬스 하루 10시간 투자
체중감량까지 더해 허리통증 보완

30세이브 1점대 방어율 목표
뒷문은 내가 책임진다



10월말 광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 훈련에서 강민호(롯데·왼쪽)와 장난을 치는 임태훈. 그는 메이저리거 추신수에게도 칭찬을 받았던 서클체인지업 등을 무기로, 내년 시즌 더 웅대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임태훈이 내년에 다시 불펜 에이스로 복귀한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임태훈과 이용찬을 더블 스토퍼로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프링캠프 훈련상황을 보고 임태훈에게 단독으로 마무리를 맡길 수도 있다.

임태훈은 올해 데뷔 4년만에 처음 선발투수로 나가 9승을 따냈다. 허리가 좋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결정된 선발이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임태훈의 불펜복귀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비록 아깝게 탈락했지만 임태훈은 마무리투수로서 높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임태훈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강한 투수가 되겠다’는 것이다. 던질 수 있는 구종 모두를 결정구로 만들 작정이다. “마무리 투수라면 30세이브와 1점대 방어율, 선발로는 12승과 2점대 방어율이 목표”라며 최고의 우완투수가 되겠다는 임태훈의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 “올해는 정말 못했어요”

임태훈은 내년 시즌 연봉계약에서 삭감통보를 받았다. 9승을 올렸지만 방어율이 5.30으로 높았고 피홈런이 27개로 전체 1위다. 데뷔후 가장 많은 130.2이닝을 던졌지만 연봉 1억7000만원을 받는 팀의 중심투수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못했죠. 한마디로 시원하게 공을 던진 경기가 별로 없었어요.”

2007년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이어왔던 연봉고공행진을 멈출 수밖에 없게 됐지만 올해 임태훈은 많은 수확을 얻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구요. 선발경험도 쌓았어요. 허리가 아플 때 관리하는 요령도 터득했습니다. ”임태훈은 올해 부진을 내년에 꼭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내년에 확실하게 성적을 내겠습니다. 우리 팀 모두의 꿈이 한국시리즈 우승이거든요. 꼭 이루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체중감량으로 허리를 보강한다

임태훈의 12월 훈련스케줄은 바쁘게 짜여져 있다. 요가와 수영,헬스까지 하루 10시간을 투자한다. 가장 큰 이유는 허리보강이다. 오후 1시부터 2시간의 요가를 시작으로 수영장에서 3시간, 헬스클럽에서 3시간을 훈련한다. 현재 92kg인 체중을 85kg까지 줄일 계획이다. 식사도 고구마, 닭가슴살, 샐러드를 중심으로 특별식단을 짰다.

임태훈은 선천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다. 올해도 시즌 중반부터 허리에 통증이 찾아왔다. 공에 제대로 힘을 실어 던지기가 어려웠고 대부분의 경기를 60∼70%의 힘으로 치렀다. 27개의 홈런을 맞은 가장 큰 이유는 임태훈 특유의 ‘불같은 직구’를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정말 아프지 않고 1년을 던질 겁니다. 지금 가장 큰 꿈입니다.”

2007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할 당시 임태훈의 몸무게는 73kg이었다. “투구폼과 밸런스가 좋아 체중만 늘리면 스피드는 저절로 늘겠더라구요.” 윤석환 코치는 임태훈에게 하루 5끼 식사를 주문했고 판단은 적중했다. 체중을 단숨에 86kg까지 끌어올린 임태훈은 고교 때보다 5km 이상 빨라진 강속구를 던지며 당당히 신인왕이 됐다. 요가와 수영, 헬스로 이어지는 임태훈의 겨울특훈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 모든 공을 결정구로 만든다

임태훈은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결정구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태훈은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서클체인지업, 싱커까지 6가지의 공을 던진다. 최고시속 150km에 이르는 직구는 국내최고 수준이다.

임태훈은 “로켓포 같은 직구를 던지고 싶다”고 했다. 상대가 노리고 있어도 이길 수 있는 직구를 던지는 게 임태훈의 꿈이다. 두 번째는 포크볼이다. 임태훈은 시속 133km의 전후의 포크볼을 좀 더 빠르고 예리하게 변화시킬 계획이다. 포심 방향의 그립을 투심쪽으로 바꿔잡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슬라이더는 2종류를 던진다. 옆으로 휘는 정통 슬라이더에 시즌 후반부터 익힌 아래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까지 손끝에 익숙해졌다. “플레이오프때 슬라이더가 137km까지 나왔어요. 전에는 손목이 빨리 꺾이면서 스피드가 평범했는데 손목사용을 늦추면서 스피드가 빨라졌어요.” 붙여잡던 중지와 검지를 예전과 다르게 약간 벌려 잡은 것도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

커브는 타이밍을 뺏는데 효과적이다. 임태훈 커브의 시속은 120km 전후다. 빠른공에 초점을 맞추는 타자들이 속기 쉬운 공이다. 히메네스에게 배운 싱커는 직구와 스피드가 거의 같다. 싱커를 던지면서 몸쪽 승부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롯데 조성환에게만 유일하게 맞았던 기억이 있다. 서클체인지업은 클리블랜드의 추신수가 “움직임이 좋다”고 칭찬한 공이다. 임태훈의 서클체인지업은 그립이 남들과는 다르다. 손이 크고 손가락이 긴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던진다. 모든 공을 결정구로 만들겠다는 임태훈의 계획은 팬들에게 즐거운 관심사다.

● 이기는 투수가 된다


임태훈에게 가을잔치는 아픈 기억이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그는 통한의 패전투수가 됐다. “환호하는 삼성선수들을 보면서 졌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좀 더 강한 투수가 되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했다.

2007년 신인때 그는 한국시리즈 6차전 선발투수로 나가 패전투수가 됐다. SK 정근우와 김재현에게 홈런을 맞았다. 2008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김재현에게 2점홈런을 맞았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는 SK 박정권에게 1,2차전 홈런을 허용했고 4차전에는 결승타를 헌납했다.

 “이기는 투수가 될 겁니다. 홈런도 맞지 않고 상대의 노림수를 비껴가는 피칭도 할 겁니다.” 임태훈은 정면승부를 즐긴다. 그는 상대의 노림수를 피해가지 않고 승부했다. 이제는 달라질 생각이다. 자존심을 지키면서 상대의 노림수를 이용하는 피칭도 준비하고 있다.

● 30세이브와 1점대 방어율

“아직 모르겠어요. 느낌은 80% 이상 마무리 쪽입니다. ”임태훈은 내년 시즌 자신이 마무리로 뛸 걸로 생각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 최종 결정하겠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 투수 임태훈의 장점을 확인했다”며 그의 마무리 기용을 시사했다. 히메네스가 떠났지만 용병 2명과 이혜천,김선우가 선발축을 이룰 경우 역시 임태훈은 불펜일 가능성이 높다.

임태훈은 내년 목표를 ‘30세이브와 1점대 방어율’이라고 했다. 만약 선발일 경우에는 ‘12승과 2점대 방어율’을 목표로 세워놓았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내년 두산의 마무리투수는 임태훈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는 배짱이 있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임태훈의 꿈은 지금보다 훨씬 강한 투수가 되는 것이다. 2011년 프로야구에서 마운드에 남아있는 최후의 투수가 되겠다는 그의 꿈을 지켜보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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