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도 인간인지라 血氣(혈기)에 휘둘려 小勇을 부릴 수 있다. 하지만 맹자는 小勇을 부리지 말고 大勇을 발휘하라고 했다. 大勇이란 무엇인가. 맹자는 ‘시경’에 나오는 주나라 文王(문왕)의 사례와 ‘서경’에 나오는 武王(무왕)의 사례를 통해서 大勇이란 ‘一怒安民’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시경’ 大雅 ‘皇矣(황의)’편에 보면 文王은 ‘혁연히 노하시어 이에 그 군대를 정돈하여, 阮(완)나라를 침략하러 가는 密(밀)나라 무리를 막아서 주나라의 복을 돈독히 하여 천하의 기대에 부응하셨다’고 했다. 곧, 文王은 외국의 침략군을 저지해서 천하를 안정시켰다.
조선시대에 해외 정벌을 나간 것은 세종 원년(1419년) 6월에 왜구의 본거지인 對馬島(대마도·쓰시마 섬)를 응징한 일이 유일하다. 왜구는 고려 말부터 극성을 부리더니 이 해 5월에는 50여 척의 배로 庇仁浦(비인포)에 들어와 백성 300여 명을 죽이고 노략질을 자행했다. 6월에 상왕(태종)은 三軍都體察使(삼군도체찰사) 李從茂(이종무)에게 병선 227척을 주어 대마도를 정벌하게 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