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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19득점…투혼의 KT “올레”

입력 | 2010-12-23 07:00:00

주전 줄부상 신음…2군 2명 긴급수혈
통신맞수 SK 22점차 꺾고 연패탈출
인삼공사, 삼성에 95-79 대승 2연승



존슨은 못 말려! KT가 통신라이벌 SK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KT 존슨(가운데)이 상대 선수 두 명의 협력수비를 뚫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부산 KT가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통신업계 라이벌 전에서 89-67로 대승을 거두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조성민(15점)과 제스퍼 존슨(19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안양실내체육관에서는 안양 인삼공사가 서울 삼성을 95-79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골절만 아니면 뛴다’ 투혼의 KT, 올레

“뛰어야죠. 부러지지도 않았는데….” 경기 전, KT의 신형엔진 박상오(29)는 왼쪽 엄지발가락에 두꺼운 테이핑을 했다. 발톱부위는 시커멓게 멍이 들었다. 병원에서“곧 발톱이 빠질 것”이라고 말할 정도.

KT는 시즌 아웃된 김도수 등 주전 5명의 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KT 김승기 코치는 “이도 없는데, 잇몸도 없다. 그냥 음식을 삼켜야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KT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발견되는 몸의 이상은 부상 축에도 못 낀다.

 “골절이 명확해 X-선 촬영에는 나와 줘야 ‘부상인가 보다’한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래서 박상오(6점·7리바운드)도 2쿼터 출전을 명받았다.

○통신라이벌 장외전도 KT의 승리

KT와 SK는 통신업계의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특히 KT는 모기업의 농구사랑이 각별하다. 22일 경기에도 1600여명의 직원들이 농구장을 찾았다. KT 선수들은 홈경기 못지않은 성원을 받으며 코트를 누볐다.

KT 서유열(54) 구단주 대행은 퇴근길 교통체증으로 경기장 도착시간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지하철을 타고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을 정도의 열정을 보여줬다. 보통 통신업계 라이벌전 승리 시에는 선수들의 부수입도 짭짤하다. 한 경기 승리만으로도 KT 선수들은 500만원의 가욋돈을 챙긴다.

선수들은 “돈도 돈이지만 자존심의 문제”라며 승리의 의지를 불태웠다. KT 전창진 감독은 “SK의 일방적인 승리를 점친 언론의 예상도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2군 수혈 선수까지 팀 승리기여

프로농구에서는 1군과 2군의 실력격차가 워낙 커, 2군 선수가 1군 무대에서 제대로 활약한 예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KT는 2군 선수의 수혈을 마다할 형편이 아니었다.

전 감독은 “센터 이상일(195cm) 등 2군에서 2명의 선수를 불러들여, 12명의 엔트리도 겨우 짰다”면서 “1·2쿼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했다.

깜짝 선발로 기용된 이상일의 활약은 놀라웠다. ‘왼손 훅 슛’을 무기로 SK의 골밑을 휘저으며, 1쿼터에서만 5점을 올렸다. 덕분에 KT는 초반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결국 KT는 2·3쿼터에서 존슨과 조성민이 연속 3점포를 터트리며 승기를 잡았다.

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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