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 풍년 이끄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조재현 씨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조재현 씨는 “서울에서 살다 경기도로 이주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관객 수준은 매우 높다”면서 “경기도 공연장부터 지방 관객을 상대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 무대들의 뒤엔 8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으로 취임한 배우 조재현 씨(45)가 있다. 이들 연극은 그가 위원장을 겸한 경기공연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작품들이다. 연출가나 극작가, 배우들도 연극열전 프로그래머인 조 이사장과 알게 모르게 인연이 닿는 이들이다.
“연극열전을 기획하면서 창작희곡에 대한 갈증이 심했습니다. 일회성 발표용이 아니라 레퍼토리화할 만한 작품은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그런 작품을 개발할 장을 마련하는 게 공공기관의 몫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를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으로 앉힌 것은 부지런하다는 점 하나를 인정해서일 겁니다. 능력은 부족하지만 학연 지연 같은 거 모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열심히 구하고 뛰어다닙니다. 경기필을 이끌 분을 찾는데 구자범 씨가 추천 1순위였어요. 전화를 걸었더니 제천영화음악제 심사위원으로 충북 제천에 있다고 하더군요. 바로 출발해 밤 12시쯤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죠.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가 역할을 하도록 뒷바라지하는 게 예술행정 아니겠느냐’는 생각에 경기필의 전권을 드리기로 하고 삼고초려 끝에 모셨습니다.”
조 씨의 주변인들이라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의 한 명’으로 그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배우로 영화와 드라마, 연극에 출연하면서 연극열전 프로그래머로서 일하고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경기공연영상위원장,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태국에서 2주간 영화 ‘더 킥’의 촬영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바람에 인터뷰도 기사 마감 직전에야 이뤄졌다. 귀국하자마자 내년 1월 24일 앙코르 공연에 들어갈 연극 ‘민들레 바람 되어’의 연습에 참여하고 저녁엔 경기도국악단의 정기공연에 출연해 시 낭송을 했다는 그에게 잠은 몇 시간 자는지 물었다. “40시간 동안 한숨도 안 자고 일하다 1시간 자고 다시 20시간 동안 일한 적이 있다”는 답에 말문이 막혔다.
연극열전2에 이어 그가 기획한 연극열전3가 내년 1월로 막을 내린다. 전체 관객 수는 30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40만 관객을 모은 연극열전2만큼의 성공은 아니다.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연극열전이 격년제로 펼쳐지니까, 10회까지 20년간 관객을 꾸준히 늘려 놓을 겁니다.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을 때는 머리와 발이 따로 놉니다. 머리로는 의미를 따지지만 발은 재미를 찾아 움직이니까요. 제 목표는, 연극도 재미있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의 발이 기억하도록 하는 겁니다.”